[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수년 내 나올 비만치료제는 기존 마운자로, 위고비 등 블록버스터 약물 보다 더 높은 효능은 물론, 복약이 편리하고 더 저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최근 '더 싸고, 더 효과적인 비만치료제의 게임체인저'를 주제로 한 바이오 인 이슈 워치(BioINwatch)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열린 미국 당뇨병학회에서 오르포글립론, 레타트루타이드 등 두 개의 비만치료제에 대한 임상2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우선 오르포글립론(orforglipron)은 사용과 생산이 쉽고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블록버스터(Wegovy, Mounjaro) 보다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레타트루타이드(retatrutide)는 전례 없는 수준의 효능을 보여 약리학적 비만 치료의 기준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오르포글립론, 레타트루타이드는 장 내벽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을 모방하는데, 이 호르몬은 음식의 소화를 늦추고 뇌의 수용체에 작용해 식욕을 낮춰 체중 감량에 효과를 보인다.
생명공학센터 연구팀은 "현재 시장에 출시된 비만 신약 모두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ucagon-like peptide-1, GLP-1) 수용체의 작용제 계열"이라며 "티르제파티드(마운자로)는 당뇨병치료제로 미국 FDA에서 승인을 받았으나 높은 체중 감소 효과로 비만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또 다른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는 당뇨치료제인 오젬픽과 비만치료제인 위고비 등 두 가지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티르제파티드와 세마글루타이드는 체중 감소, 혈당 감소, 고혈압 완화 등에 매우 효과적이나, 매주 주사를 맞아야 하고 두 약물 모두 펩타이드(peptide) 형태로 제조가 어려워 생산에 큰 비용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 위고비, 마운자로의 가격은 월 1000달러 이상이지만 공급 부족으로 인해 약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오르포글립론은 비펩타이드(non-peptide)제제로 생산이 쉽고 경구용 알약으로 제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아직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존의 치료제보다 훨씬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구팀은 "제조 용이성과 경제성으로 오르포글립론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약물학적 체중 관리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레타트루타이드는 전례 없는 수준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면서,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치를 재설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레타트루타이드 연구의 참가자 모두 체중이 감소했으나, 현재 승인된 약물을 복용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약 90%에서 효과가 나타났다.
또한 현재 승인된 약물은 약 15~20%의 체중 감소를 보이는 반면, 임상시험 중인 약물은 체중의 평균 24.2%가 감소했다.
연구팀은 "비만의학 전문가는 레타트루타이드가 더 효과적인 것은 식욕을 결정하는 3가지 수용체와 상호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면서 "부작용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체중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비만의 기저에 있는 생물학 때문에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인간의 뇌는 신체가 얼마나 많은 지방을 저장하는지 '설정점(set point)'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약물은 설정점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가리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인체가 특정 체중 설정점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원리를 규명한다면 영구적으로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치료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약물이 비만의 근본적인 치료(좋은 음식과 운동)가 될 수 없고 유일한 해결책도 아니지만, 시급하게 비만을 치료해야 하는 사람에게 약물이 해답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나올 신약들은 비만치료제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