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C형간염은 치료하지 않으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진행하는 무서운 감염병이다. C형간염에 대한 항체검사도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추가해야 한다.”
대한간학회 양진모 이사장은 지난 15일 ‘2018 국제간연관학술대회(Liver Week)’ 개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양 이사장은 “한국의 C형간염 유병률은 1%에 불과하지만 C형간염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진단이 안 된 숨겨진 환자가 전체 환자의 50%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며 “C형간염의 진단이 늦어질 경우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C형간염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신규 환자를 어떻게 찾고 진단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에 항C형간염바이러스(anti-HCV) 검사를 포함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학적 근거와 비용대비 효과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고 했다.
양 이사장이 언급한 연구결과는 지난해 국제간연관학술대회에서 인제대 김경아 교수가 발표한 '한국인의 C형간염 선별검사의 비용효과'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 연구결과에 따르면 40세에서 65세의 C형간염 선별 검사군은 비선별검사군과 비교했을 때 비용효과증가비(ICER)가 질보정수명(QALY) 1년당 7116달러였다. 나이대별로는 40~49세에서 7719달러, 50~59세에서 6853달러, 60~65세에서 6851달러였다. 특히 선별검사에 따른 진료와 치료의 증가율은 ICER을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이사장은 “간학회는 40세와 66세 두 번에 걸쳐 전국민 검진을 시행할 경우 실제 유병률이 높은 고령 환자이자 간경변으로 진행하기 전인 초기 환자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책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일단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면 C형간염 완치 후에도 간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간경변증을 예방해야 간암이나 중증 간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치료전략 수립을 논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중증 간질환 발병과 이로 인한 사망자가 증가하므로 적극적인 C형간염 스크리닝 전략을 신속하게 수립해야 한다”며 “간학회는 C형간염 박멸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C형간염 검사가 국가검진항목에 추가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연세의대 김도영 교수도 ‘C형간염 박멸을 위한 국가정책이 미치는 사회적‧경제적 효과’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양 이사장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세계보건기구의 2030년 C형간염 박멸을 위한 진단과 치료 시나리오에 따른 국가적 정책을 마르코프 질환 진행 모델을 통해 2018년부터 시작한 경우와 1년 또는 2년 늦게 시작한 경우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효과를 분석했다. 분석결과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30년까지 C형간염 박멸을 위한 진단과 치료는 1만4001명의 간 연관 사망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러한 정책을 1~2년 지연할 경우 각각 1403명과 2758명의 간 관련 사망자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C형간염 박멸을 시도할 경우 C형간염 박멸에 대한 기대효과가 더 증가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C형간염에 대한 국가정책의 효과와 이를 지연했을 때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보여 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