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북한에 스위스산 '타미플루' 지원 논란
지난 8일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개최하고 북한에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 20만명분을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그런데 정부가 비축하고 있던 오리지널약 '타미플루'를 보내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자신의 제품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에 부풀어 있던 국내 제약회사들은 실망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타미플루는 스위스산 오리지널약이며 국내에서 개발되고 허가받은 타미플루 복제약은 100여개에 달한다.
그동안 정부는 국내 의료비를 절감하기 위해 복제약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왔다. 복제약의 가격을 보장해 주고 병원이 제약회사로부터 저가 구매를 할 경우 지원금을 주기도 했다. 제약회사가 복제약 개발과 출시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도록 생동 시험을 공동으로 받을 수 있게 해줬다. 그러다 지난해 7월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의 중국산 원료를 사용한 복제약에서 대거 발암물질이 검출되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그런데 정부는 정작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자 그동안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권장해 오던 복제약이 아닌 오리지널 약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북한 측에서 오리지널 약을 '콕' 찍어 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말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동안 국민들에게 해오던 정책 방향과 국내 제약사들의 입장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북한에 의약품 등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북한이 지원 받은 타미플루를 외국에 되팔아 현금화한다는 일부 의혹은 약의 임박한 유통기한으로 인해 불가능하다고 본다.
하지만 동등한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국내산 약이 버젓이 있음에도 굳이 스위스산을 지원해 주는 건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엄밀히 말해 스위스에는 좋은 일이 됐고 복제약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의 신뢰성에 논란만 낳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