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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궁금증 해결을 위한 Q&A

    [칼럼] 김주석 세종충남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대한소화기기능학회 과민성장증후군위원회 위원

    기사입력시간 2021-10-25 11:12
    최종업데이트 2021-10-25 11:1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대한소화기기능학회) 릴레이 칼럼 

    메디게이트뉴스는 반복적인 소화기 증상을 나타내지만 객관적 검사에는 이상이 없는 '기능성 위장관 질환'에 대해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전문가들의 '릴레이 칼럼 및 희귀질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기능성소화불량증, 과민성장증후군, 기능성변비, 위식도역류질환과 같은 기능성 위장관 질환은 흔히 발생하지만 잘 낫지 않아 환자들의 삶의 질을 매우 나쁘게 만듭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다양한 기능성 위장관 질환에 대해 환자와 의료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질환 정보 및 최신 연구내용을 다룰 예정이오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①환자도 의사도 답답하고 괴로운 병, 기능성 위장관 질환
    ②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식이·생활습관 조언
    ③이해가 필요한 위식도역류질환의 유지요법
    ④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의 원인
    ⑤소화불량과 역류 증상 환자에서 올바른 식이요법
    ⑥내시경으로 치료하는 소화기 기능성 질환
    ⑦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궁금증 해결을 위한 Q&A

    [메디게이트뉴스] 과민성장증후군은 배변 습관의 변화를 동반한 복통이나 복부불편감을 유발하는 만성 기능성장질환으로 스트레스 및 내장 과민성과 같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우리나라의 경우 남자는 7.1%, 여자는 6.0% 정도의 유병률이 보고됐으며,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과민성장증후군은 흔한 질환이지만 병의 특성이나 증상을 정확히 알고 있는 환자들은 많지 않아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받게 된다. 그 중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과민성장증후군의 원인과 악화 요인은 무엇인가요? 

    과민성장증후군의 원인과 발생 기전을 설명하는 여러가지 가설들이 있지만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아서 치료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과민성장증후군은 특정한 한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고 다양한 환경적, 유전적 원인들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보이며 장 과민성, 뇌-장관 상호작용, 감염 후 과민성장증후군 등의 병태 생리로 설명하고 있다.

    소장 및 대장의 과도한 수축 또는 경련성 수축이 복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나 불안 등의 정신적 요인도 일부 환자에서는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의 과민성이 있는 경우에는 장 자체가 과도하게 민감해 정상적인 수준의 장관내 가스나 장관 운동만으로도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또한 심한 감염성 장염을 앓고 난 후에 장염 자체는 좋아졌으나, 이후에 과민성장증후군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장내 가스를 증가시킬 수 있는 음식인 유제품, 콩 및 견과류, 과일 및 채소 중 일부가 과민성장증후군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나 이에 대한 반응은 환자마다 차이가 있어 특정 음식이 반드시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②과민성장증후군도 유전이 되나요?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적 요인을 분석한 여러 연구들이 있으며, 대부분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가족에서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일부 유전자 혹은 유전자변이와 과민성장증후군이 연관된다는 보고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가 밝혀진 것은 없다. 또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 사이에  과민성장증후군 발생에 차이가 없다는 보고도 있어서 유전적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와 건강대조군의 가족 중에 과민성장증후군 증상이 있는지 조사해본 결과 건강인에 비해 환자의 부모, 형제, 자녀에서 훨씬 많은 과민성장증후군이 발견됐다. 그러나 배우자에서는 차이가 없었기 때문에 혈족내에서 발생이 증가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림) 또 다른 쌍둥이 연구에서도 어머니가 과민성장증후군인 경우에 자녀의 과민성장증후군 발생이 높았다.
     
    이런 결과는 (1)유전적인 원인일 수도 있고 (2)어릴 때부터 오랜시간 같은 환경에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이거나 (3)혹은 부모의 질병행동(평상시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거나 병원에 자주 가는 것 등)을 어릴 때부터 습득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이 유전적 소인은 있지만, 과민성장증후군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가 모두 과민성장증후군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가족내 같은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은 환경적 영향에 의한 것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결국 과민성장증후군의 발생이 유전보다는 생활습관이나 음식 등 환경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으며, 과민성장증후군의 발생과 유전적 요인의 연관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③과민성장증후군이 오래 되면 대장암으로 되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과민성장증후군은 대장암과 전혀 관련이 없다. 대장암에서 과민성장증후군과 비슷한 배변 양상을 동반한 복통 혹은 복부불편감이 발생할 수 있지만, 과민성장증후군과 대장암은 발생 기전이 전혀 다른 별개의 질환으로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에서 대장암 발생이 증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과민성장증후군이 의심되는 환자라도 다음과 같은 '경고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대장암과 같은 기질적인 질환과 감별이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직장 출혈 또는 혈변, 체중 감소, 빈혈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고한다. 그 외에 50세 이상의 성인이거나, 대장암이나 염증성장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장염이 지속되면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진행한다고 오인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비록 증상은 비슷할 수 있으나 과민성장증후군은 장염과 무관한 기능적인 질환이다. 장염이 과민성장증후군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장염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다른 기질적 질환이 동반됐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므로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결국 과민성장증후군은 대장의 기능성 장애이다.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돼도 대장암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진행되지 않으며 환자의 수명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④과민성장증후군이 완치가 가능한가요?

    과민성장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에게는 무척 고통스럽고 일상생활의 불편과 의욕 상실을 초래한다. 또한 잦은 배변과 복통으로 인해 사회 활동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과민성장증후군 환자들은 대부분 치료 즉시 증상이 호전되지는 않고, 대부분 만성적인 경과를 거치게 된다. 

    약물 치료도 증상 호전에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환자가 과민성장증후군의 특성과 병의 만성적인 경과에 대해 이해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도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취해야 한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음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증상을 악화시키는 음식이 있을 경우에는 되도록 이를 피해야 하며, 동일한 음식이라도 양을 줄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과민성장증후군이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과 같은 정신적인 요인과 관련이 있는 경우도 있어 항불안제나 항우울제가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치료 반응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근본적인 완치를 기대하기 보다는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다른 만성 질환처럼 증상을 조절하는 병이다. 문제는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고 지속되는 특성으로 환자의 삶의 질이 매우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병의 특성을 이해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식생활 개선, 스트레스 관리와 적절한 약물 치료를 병행한다면 증상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고 삶의 질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환자들이 과민성장증후군과 연관해 궁금해하는 여러 질문들에 대해 적절히 답변해주는 것은 환자의 불안을 낮춰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이 글에서 소개한 내용을 진료현장에서 적절히 이용해 환자들에게서 최선의 치료 결과를 얻기를 기대해본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