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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여주기식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공보의 파견...입원환자와 관계없는 진료과만 배치

    공보의 50명 중에 내과 0명, 마취과 1명...파견 요청했던 병원들 오히려 파견 취소에 공보의들도 당황

    기사입력시간 2021-11-27 09:32
    최종업데이트 2021-11-27 09:3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파견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다. 입원 환자를 보지 않는 직업환경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공보의들을 막무가내 파견하면서 병원들에서 파견 신청 취소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중환자진료 인력 지원을 위해 공중보건의사 50명을 상급종합병원에 파견하기로 했지만 내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 중심이라던 당초 발표와는 전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파견 공보의 중 내과 전문의는 전무하고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도 1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중환자진료가 가능한 전문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작 파견이 결정된 인력은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기 어려운 전문과목 공보의들 중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공보의 파견이 중환자진료 인력 부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한 ‘보여주기’용이었던 셈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임진수 회장은 27일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상급종합병원에서 군의관, 공보의 파견을 요청했다는 보도가 있은 후 보건복지부를 통해 파견 계획에 대해 사전에 공유라도 해달라고 했지만, 지자체에 바로 공문이 내려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전에 논의가 이뤄졌다면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과목 공보의들을 위주로 파견하는 것이 가능했음에도 그런 절차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공보의 중 내과 전문의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사전에 대공협과 논의를 했다면 마취통증의학과, 이비인후과 등 그래도 어느정도 연관이 있는 공보의들을 중심으로 파견해 코로나19 중환자진료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과정없이 관련성이 떨어지는 공보의들이 파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정부의 막무가내 파견에 공보의 파견을 요청했던 병원들에서도 어쩔 수 없이 파견을 취소하거나 파견 공보의에게 인턴 업무를 맡기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를 돌볼 전문성이 부족한 파견 공보의가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전문의로 존중받아야 할 파견 공보의들에게는 굉장히 모욕적인 상황이다. 파견을 요청했던 상급종합병원 입장에서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어제 두 곳의 상급종합병원에서 파견을 취소하면서 파견 공보의 중 2명이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도 1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한 것은 다 알고 있다”며 정부를 향해 “정말 공보의들이 현장에서 기여할 수 있게 하려면 사전에 대공협과 협의를 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