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셀트리온(Celltrion)의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Yuflyma, 개발명 CT-P17)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며 미국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 등 국내기업은 물론 해외기업들도 휴미라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에 나서면서 올해 10여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지널사인 애브비(AbbVie) 역시 광범위한 처방약목록(formulary) 유지로 철저하게 바이오시밀러 출시 첫 해 방어에 나선 가운데 각 기업별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휴미라는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지난해 매출은 212억3700만 달러였다. 미국은 휴미라의 최대 시장으로 전체의 87%에 해당하는 186억1900억 달러를 차지했다. 이에 많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가 미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 가장 먼저 깃발을 내린 곳은 암젠(Amgen)이다. 올해 1월 휴미라 첫 바이오시밀러로 암제비타(Amgevita)를 출시됐고, 7월까지 유일하게 오리지널과 경쟁한다. 아직은 출시 초기이고, 1분기 미국 매출 대부분이 재고 구축에서 기인했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판매됐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암젠 글로벌 커머셜 오퍼레이션 총괄 머도 고든(Murdo Gordon)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1분기 암제비타의 첫 환자 처방이 이뤄졌으며 소화기 전문의와 류마티스 전문의들에게 암제비타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고든 총괄은 "특히 IDN(Integrated delivery networks) 채널을 통해 퍼스트 무버의 이점을 확실하게 누렸다고 생각한다. 이 채널에서 초기 채택이 많이 이뤄질 것이다"면서 "류마티스내과와 소화기내과 의료진에 영업팀을 배치해 암제비타에 대한 인지도와 수요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한 다른 제조업체와 차별화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형 3개 PBM(pharmacy benefit managers)과 동등한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암제비타는 점진적으로 도입될 것이며, 경쟁사보다 앞서 있는 시간을 현명하게 사용해 이러한 수요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암제비타의 초기 출시 버전은 구연산염이 없는 저농도 제형이다. 고농도 제형 역시 허가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2024년 미국에서 승인 및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약국 수준에서 대체처방이 가능한 상호교환성(interchangeability) 지정도 노리고 있다. 암젠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암제비타 고농도 제형의 상호교환성 지정을 위한 3상 스위칭 연구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고 밝혔다.
최근 FDA 승인으로 7월부터 판매할 수 있게 된 셀트리온은 처음부터 구연산염 없는 고농도 제형으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심포니헬스(Symphony Health)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아달리무맙의 약 85%는 고농도 제형이었다. 또한 상호교환성 확보를 위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하드리마(Hadlima, 개발명 SB5)의 7월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다. FDA로부터 저농도 제형과 구연산염 없는 고농도 제형을 모두 허가받았고, 파트너사인 오가논(Organon)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클리니컬트라이얼즈(clinicaltrials)에 따르면 오리지널과 하드리마의 스위칭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바탕으로 상호교환성 지정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은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철수하고 미국에서만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유플라이마, 하드리마와 마찬가지로 7월 출시되는 실테조(Cyltezo)는 2017년 FDA 승인을 받았고, 2021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는 첫 번째로 상호교환성 지정을 받았다. 다만 상호교환성 인정을 받은 제품이 구연산염 없는 저농도 제형이라는 점에서 앞서 세 기업과 차이가 있다. 세 기업은 고농도 제형의 상호교환성 지정을 계획하고 있다. 프리필드시린지에 이어 5월 오토인젝터펜 옵션을 추가로 상호교환가능한 바이오시밀러로 승인 받았다.
산도스(Sandoz)는 하이리모즈(Hyrimoz) 저농도 제형에 이어 올해 3월 구연산염 없는 고농도 제형을 FDA로부터 허가받았다. 두 버전 모두 7월에 출시한다.
화이자(Pfizer)의 아브릴라다(Abrilada)는 구연산염 없는 저농도 제형으로 허가 받았고, 상호교환성 지정에 대해 FDA가 심사하고 있다. 실테조와 마찬가지로 프리필드시린지와 오토인젝터펜을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상호교환성이 인정되면 실테조와 직접 경쟁하게 된다. 다만 실테조가 먼저 상호교환성 승인을 받으며 1년 독점권을 부여받았고, 아브릴라다 상호교환성에 대한 FDA 결정도 늦어져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비아트리스(Viatris)의 훌리오(Hulio), 코헤러스 바이오사이언스(Coherus BioSciences)의 유심리(Yusimry), 프레제니우스 카비(Fresenius Kabi)의 이다시오(Idacio)도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셋 모두 구연산염 없는 저농도 제형이다.
고농도 제형인 알보텍(Alvotech)의 AVT02도 애브비와의 특허 합의에 따라 7월부터 판매할 수 있다. 제품 허가 및 상호교환성 승인을 신청했으나 지난해 9월 제조 문제로 FDA로부터 CRL(complete response letter)을 받았다. 이후 FDA가 제조 시설을 재점검했으나 3월 다시 CRL(complete response letter)을 받으면서 허가 결정은 6월로 미뤄졌다. 제품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제조 과정에서 여전히 일부 결함이 있다는 판단이다.
알보텍은 계속해서 FDA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6월 FDA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으면 고농도 제형으로는 처음으로 상호교환성 지정을 받은 제품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AVT02는 현재 유럽과 캐나다 등에서 시판허가를 받아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