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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공의 파업] "1만6000명 전공의들의 외침, 젊은 의사들이 떳떳한 의사가 되도록 해주십시오"

    서연주 대전협 부회장 "의사수만 늘리는 것이 정답 아냐...의사들이 제대로 수련받을 의료환경이 중요"

    기사입력시간 2020-08-07 16:08
    최종업데이트 2020-08-07 16:14

    대한전공의협의회 서연주 부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젊은 의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환자 곁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을 실현할 수 있는 떳떳한 의사가 되도록 해주십시오. 이것이 전국의 1만 6000여명 전공의들이 병원 대신 거리로 나오게 된 이유입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서연주 부회장(가톨릭중앙의료원 내과 전공의)은 7일 서울 여의도공원 입구에서 열린 젊은의사 단체행동 야외집회에서 ‘환자분들께 드리는 편지’ 낭독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서 부회장은 “매일 힘들고 숨이 가쁘고 치열하다. 병원에서 일하지만 아파도 병원에 갈 엄두를 내지 못한다"라며 "그렇지만 일을 멈출 수 없었고 쉴 생각도 차마 하지 못했다. 제게 의지해 힘겹게 숨을 이어가는 환자 곁을 차마 떠날 수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의사국가고시를 합격하고 인턴부터 시작해 내과 레지던트가 됐다. 매 순간 진정으로 환자를 위하고 살리는 훌륭한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Do no harm', 환자에게 해를 가하지 말라고 학생 시절부터 못이 박히게 들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 젊은 의사들이 제 목숨처럼 돌보던 환자들을 떠나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정부도, 병원도, 젊은 의사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키워야 할지 관심이 없다"라며 "지방의 병원에는 왜 의사들이 부족한지  내외산소라 부르는 생명을 다루는 과들이 왜 기피대상이 됐는지 관심이 없다. 소명과 사명이라는 의사의 덕목이, 왜 이젠 바보같은 헛된 꿈이 됐는지도 그렇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엉망인 의료체계를 만들어 놓고도 정부는 아직도 쉬운 길만 찾으려 한다. 제대로 배우고 수련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은 대한민국엔 없었다”라며 “숫자만 늘리는 것이 정답은 아니며, 무턱대고 급여화 해주는 것이 미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정부가 국민을 위한다면, 진정으로 환자를 위한다면 눈가리고 아웅식의 해법이 아닌 진짜 해답을 찾아달라”라고 밝혔다. 

    서 부회장은 “우리 전공의들에겐 병원이 일터이자 쉼터이고, 환자들이 가족이자 스승이다. 거리로 나가느라 내일은 못 올지도 모르겠다고 어렵게 말하던 제게 웃어주던 환자분이 생각난다. 지독한 병마로 뼈만 남은 몸을 일으켜 잘 다녀오라는 인사에 죄송함이 앞서 눈물을 삼켰다”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오늘이 지나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 아픈 환자 곁을 밤새 지킬 것이다. 불꺼진 병원에서 생사의 기로에 선 외로운 환자들과 기꺼이 함께 하겠다”라며 “그 힘들고 따뜻한 모습이 헛되지 않게 진실되고 올바른 이야기만 하겠다. 죄송하고 송구한 마음을 한켠에 둔 채 이 자리에선 크게 목소리 내겠다.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