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00명대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백신 수급 불안정과 부작용 논란으로 예약과 접종률 모두 저조한 가운데, 코로나 초기 환자도 가정에서 손쉽게 복용할 수 있는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 개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우선 머크(MSD)가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몰누피라비르(MK-4482)'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TGA)는 지난 10일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에 대한 잠정 승인을 결정했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인도에서 1218명의 경증환자 대상 임상 3상에서 코로나19 환자의 표준치료(대조군) 대비 몰누피리바르 치료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입원율, 빠른 증상개선 시간, 조기 음성 전환율(RT-PCT) 등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몰누피라비르는 전구 약물 합성의 뉴클레오사이드 N4-hydroxycytidine 유도체로, 바이러스의 RNA 복제 시 복제오류를 유도해 항바이러스 활동을 보인다.
회사는 임상3상을 이르면 올해 안에 종료하고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mRNA 백신 개발에 성공한 화이자도 먹는 약을 개발에 한창이다.
화이자는 PF-07321332와 리토나비르를 병용 사용해 입원하지 않은 고위험 성인(중증 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이다. 2260명을 대상으로 5일동안 12시간 마다 두가지 약물을 1일 2회 경구 투여한다.
임상에 사용되는 PF-07321332는 항바이러스 활성을 가진 프로테아제 억제제이며, 리토나비르(판매명 노르비르)는 HIV-1, C형 간염 등 폭넓게 사용하는 항바이러스 계열 약물이다. 이는 바이러스 유래 단백질분해효소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고 감염에 필요한 바이러스 입자 생성 시 필수적인 단백질 전구체 절단 과정을 막는다.
로슈와 아테아는 AT-527를 활용해 임상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30일 발표한 임상2상시험 중간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 환자에 대한 신속하고 지속적인 항바이러스 활성이 나타났다. AT-527은 Atea의 뉴클레오타이드 전구약물 플랫폼에서 파생된 RNA중합효소 억제제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다.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복제와 단백질 조립을 방해해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것을 막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잘 알려진 인풀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 역시 항바이러스제다.
국내 역시 13개 품목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이 진행 중이며, 이중 대웅제약, 종근당, 신풍제약, 부광약품 등이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셀트리온이 첫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으나 주사제이며, 아직까지 허가받은 경구용 치료제는 없다.
부광약품은 국내신약 11호이자 전세계 4번째, 아시아 최초의 B형간염 치료제인 레보비르(클레부딘)를 약물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부광약품에 따르면,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대학병원 음압병동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등증 대상 CLV-201에서 투약기간 동안 레보비르 투약군에서 위약군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소를 확인했으며 고위험군인 고혈압 환자군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바이러스가 감소됐다.
또한 증상 발현일이 바이러스 감소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증상 발현 7일 이내에 등록된 환자에서도 더 큰 바이러스 감소 결과를 보여 증상발현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7월 완료한 경증대상의 임상2상 CLV-203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종 결과가 나오면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광약품은 지난해 시험관 내 시험(in vitro) 결과를 토대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의 효과에 대한 용도 특허(특허명 코로나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한 L-뉴클레오사이드의 용도)를 등록했으며 국제 특허(PCT)도 출원했다.
종근당은 췌장염 치료제로 사용 중인 나파벨탄주(나파모스타트메실산염)에 대해 약물재창출로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3상은 600명 규모의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10개 기관에서 시행되며 유럽,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글로벌 임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신풍제약은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에 대해 약물재창출 방식으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칬으며, 2상을 통해 임상지표 개선 가능성을 확인한 후 대규모 3상 임상시험계획을 설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3상임상시험계획(IND)이 승인되는대로 1238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임상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