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의사는 비임상 영역에선 그나마 흔해, 이 인터뷰 시리즈를 기획할 때부터 최소 세 자리를 할당했다.
공교롭게 앞선 두 번의 인터뷰가 '특수한 영역'에서 근무하는 '여자'(멀츠의 노정임 상무, 세엘진의 안정련 이사)였던 관계로, 마지막 한 자리는 이쪽 영역을 오버뷰해 줄 수 있는 베테랑 남자 의사를 위해 남겨뒀다.
기자는 적합한 대상자를 맘대로 낙점한 후 지속해서 구애한 끝에, 겨우 인터뷰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그리고 그 사이 낙점자의 소속도 바뀌었다.)
이번 인터뷰 주인공, 셀트리온의 김명훈 부사장은 내과 전문의로 15년째 제약회사에 몸담고 있다.
김 부사장은 이쪽 업계에서도 드물게,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사를 오가며 제약의사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을 두루두루 경험한 바 있다.
세 번째 제약의사이자 '딴짓하는 의사들'의 마지막을 장식할 김명훈 부사장에게 '제약의사'와 '셀트리온'에 관해 물어봤다.
가볍게 시작한 제약의사
메디게이트뉴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부사장으로 이직하신 거 다시 한 번 축하드리고요.
저는 개략적으로 알고 있지만, 부사장님 소개 좀 부탁합니다. 의대부터 제약회사 들어가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으셨죠?
-저는 가톨릭 의대를 졸업했고요, 졸업 후 당시엔 미국에서 진로를 이어가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수련 전에 군대가 걸려서, 그것을 해결하려고 공중보건의를 먼저 시작했죠.
보통 다른 공중보건의들은 잘 안 가려고 빼는데, 저는 이때 아니면 언제 경험하나 싶어 섬을 지원했어요.
저는 섬에서 근무하는 게 굉장히 좋았고, 거기에서 영어공부 하나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신 거죠?
-네, 그것도 이유였죠.
당시 EBS 영어방송을 다 받아 적곤 했어요. 15분 수업을 한 시간 반에 걸쳐 말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1년간 휴학하면서 어학연수까지 가지만, 그땐 막 해외여행 자율화가 풀렸던 시절이거든요.
그렇게 공부하면서 영어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런 자신감이 제가 제약사를 선택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했던 점이기도 하고요.
메디게이트뉴스: 하지만, 결국 미국은 안 가셨던 건가요?
-준비는 하고 있었는데, 그때 여자친구가 "미국에 잠깐 다녀오는 건 좋지만 자기는 평생 살 생각이 없다"고 엄포를 놓더라고요.(웃음)
메디게이트뉴스: 혹시 그때 여자친구가...?
-네, 지금 안사람입니다.(웃음)
메디게이트뉴스: (웃음) 그렇게 큰 영향을 준 사람이 중요한 분이 되셔서 다행입니다. 그래서 미국 가실 생각은 접으셨던 건가요?
-완전히 접었다기보단 잠깐 늦췄던 거고요.
공보의 끝나고, 남들처럼 인턴, 레지던트에서 호흡기 펠로우로 이어지는 일반적인 트랙을 거쳤습니다.
보통 여기까지 하면 교수 자리를 기대하는데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자리는 부족하고 펠로우는 넘쳐나죠.
이럴 경우 학교에선 다른 병원에 잠깐 머무르게 하는데, 저는 선배가 하던 부평세림병원에서 호흡기 과장을 1년 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그럼 제약 쪽은 어떻게 발을 붙이신 건가요?
-과장으로 일하면서 "과연 저 자리(교수)가 언제 나에게 올까?" 고민 중에, 우연히 광고 하나를 봤어요.
한독약품에서 의사를 채용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뭐 하는 곳일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3년 정도는 딴 일을 하다 병원에 와도 적응하는데 문제없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전문의 따고 군복무 갔다가 다시 컴백한 선·후배들이 결국 병원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많이 봤거든요.
그 사이 제 면허증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을 했죠.
메디게이트뉴스: 제약사로 진출하시면서도 임상을 완전히 떠나야겠다는 생각은 없으셨던 거네요?
-네, 없었습니다.
제약 쪽을 해보다 재밌으면 더 하고, 아니면 말고 이런 생각이었죠.
당시 제약 쪽 종사자를 잘 몰라서 그냥 주변 사람에게 어떨 거 같냐고 물어봤더니, 아는 동기나 선배가 "거기가 뭐 하는 곳인 줄은 몰라도 너는 잘할 것 같다"라고 하더군요.
주위에서 적극적으로 가보라는 말을 듣고, 맘은 가볍게 먹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선생님이 제약사에 진출하실 땐, 제약의사가 훨씬 적었을 것 같아요.
그만큼 주위 사람 반대도 더 컸을 것 같고요. 당시 결혼도 하신 상태였을 거니 말입니다.
주위 만류는 없었나요?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반대한다고 제가 따르는 성격도 아니었으니깐요. 어머님이 좀 아쉬워하긴 했습니다만.
와이프는 가려면 일찍 가야지 과정 다 마치고 가냐고 핀잔은 줬는데, 격렬한 반대는 안 했고요.
주위 사람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당시 제 생각 그대로 말씀드렸죠.
"내가 제약회사에 간다고 의사가 아닌 것도 아니고,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라고 말입니다.
제약의사와 제약의학회
메디게이트뉴스: 제약회사 진출하셔서 이쪽 커리어가 만만치 않으신데요, 그동안 어떤 제약회사에서 근무하셨죠?
-처음 시작한 곳은 지금의 한독약품입니다.
당시엔 아벤티스라는 외국 회사와 조인트벤처 형태였던 상태라, '한독약품-아벤티스'라는 회사에 입사했던 거죠.
거기서 8년 정도 있었는데, 4년은 메디컬(학술) 부서에서 나머지는 커머셜(영업 마케팅)에 있었습니다.
그러다 2005년에 사노피가 아벤티스를 인수하면서 분리돼 나가, 한독의 약물 파이프라인이 좀 약해지면서 저는 이직을 결정했고요.
당시 메디컬 디렉트를 찾던 앨러간에서 2년을 근무하다, BMS에서 4년, 한미 1년을 거쳐 올해 셀트리온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처음 한독에 들어갔다가, 몇 개월 지나면서 적응도 하고 상황 파악도 대략이나마 하셨을 것 같은데요.
제약회사는 다닐만한 직장이던가요?
-(단호하게) 네, 그런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한독약품이 의사를 꼭 원했던 이유가 있었어요.
당시 한독이 약품 허가를 맡기 위해선 가교자료가 필요했는데, 그것을 위해선 임상시험을 해야 했거든요.
그때 회사에서 준비하던 약품이 주로 항생제라, 호흡기내과나 감염내과 의사가 필요했던 점이 저랑 맞았죠.
저보다 먼저 한독에 계셨던 메디컬 디렉터께서 이 부분의 선구자신 데다가, 새로운 사람이 잘 적응하도록 코치도 잘 해주셨고요.
회사 시스템도 잘 갖춰져 적응하는 데 어려움도 없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당시 한독-아벤티스는 사내 문화가 외자사에 가까웠나요? 아니면 국내사에...?
-외자사였습니다.
시스템은 외자사고 판단 기준은 한국인이 경영하니 국내 요소를 반영은 한 거죠.
전체 시스템은 외자사의 것, 그대로였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상 컴백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은 상태에서 제약의사를 시작하셨습니다.
얼마나 근무하고 나서야, "다시 임상으로 돌아갈 일이 없겠구나!!"라는 확신이 드셨나요?
-이쪽에서 보통 3년 이상 정도 근무하면 다시 돌아가기 어렵습니다.
5년 이상 근무하다가, 개원가로 복귀 후 다시 제약사로 오신 경우도 봤고요.
일반적으로1년을 버티면 생존할 가능성이 높고요, 3년 이상 버티면 여기 남을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집니다.
(많은 제약의사를 경험한 그의 '통계'에 따르면 그렇단다.)
메디게이트뉴스: 제약 회사에서 의사를 뽑는 이유가 뭘까요? 혹은 의사가 꼭 있어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제약회사에서 생산하는 약물이란 단순히 화학적 조성물이나 생물학적 조성물 자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조성물에 데이터가 붙어야만 비로소 약물이 되는 것이죠.
그 데이터란 것이 약물을 처음 개발할 때만 있던 것은 아니고요, 약물을 사용하게 된 후 얻는 득보다 실이 크면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하고, 예기치 않던 부작용이 우리 몸에 긍정적이면 거기에 맞춰 새로운 약이 되기도 하고...
메디게이트뉴스: 비아그라처럼 말이죠?
-네, 그렇습니다.
데이터를 잘 이해하는 것, 필요하면 우리(회사) 데이터를 만드는 것, 조금 더 나아가면 경쟁품의 데이터를 이해하는 것, 이런 게 제품을 이해하는 큰 배경이 됩니다.
그리고 약물의 최종 소비자는 환자지만, 대부분 전문의약품은 의사가 처방하죠.
따라서 제약의사는 임상의사가 생각하는 방법과 행동하는 패턴을 이해하기 때문에, 제품에 관한 정보도 전달하고 제품 개발을 위해 의사에게 정보를 얻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 회사에서 일하시는 분이 의사에게 의사 전달을 정확히 못 하면 답답해지는데, 그런 부분을 의사가 해결할 수 있는 거죠.
제 입사 전인 2000년대 초반엔 제약의사가 10명 정도밖에 없어서, 의사가 제약 회사를 대표해 뭔가 얘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밸류가 있었어요.
메디게이트뉴스: 의사 존재 자체가 의미 있던 시기였단 말씀이죠?
-네, 그땐 그랬습니다.
제가 들어갔던 2000년에서 2005년 사이엔 임상시험을 많이 하던 때라,
어느 임상의사가 임상시험을 잘하는지 파악하고, 또 의사에게 임상시험을 소개하고, 임상시험 중에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는 일도 많이 했고요.
2005년 이후엔, 항암제나 일차 진료와 무관한 특별한 약들이 많이 나오면서...
메디게이트뉴스: 비싸고 특별한 약들이죠.(웃음)
-네 비싼 약들입니다.
기존에 우리가 알던 당뇨, 고혈압, 항생제 이외의 약물이 나오면서 제약회사 입장에선 의사에게 전달해야 할 메시지가 복잡해지기 시작하죠.
이걸 영업사원이 전달하기 충분치 않으니깐, 의사들이 와서 이 부분을 대신 전달하고 임상의사 얘기를 많이 들으면서 다양한 임상시험도 성사시킵니다.
(김 부사장은 의사의 필요성에 관해 '체계적으로' 설명을 이어갔다. 본인이 마지막 인터뷰 대상자로 뽑힌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처럼…)
2006년도엔 국내에서 ICPM(International Conference of Pharmaceutical Medicine)이라는 컨퍼런스가 열렸는데,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개최한 제약업계 국제학회였어요.
그때 많은 관계자가 다국적 제약사의 본사 근무자를 초청했는데, 외국 사람이 보기에도 이렇게 큰 병원을 다수 가진 나라가 흔친 않은 거죠.
그래서 이후에 우리나라가 글로벌 연구에 참여하는 정식 멤버가 되면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수요도 늘어나고 특별한 약들도 많이 들어와 의사에 대한 수요가 늘었습니다.
2010년 무렵엔 또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작하면서 판촉 활동에서 몇 가지를 제외한 모든 게 불가능한 상황이라, 제약회사로선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프로모션 활동 대신 의학적인 활동을 늘리면서 의사가 더 필요해졌고요.
(질문 하나에 엄청나게 긴 대답이었다.)
메디게이트뉴스: 다양한 제약회사에서 근무하셨는데요, 보통 어떤 상황에서 이직을 고려하셨나요?
-경제적인 면도 있지만, 사실 그게 주된 이유는 아닙니다. 한 번에 많이 올려주는 경우도 흔친 않고요.(웃음)
일반적으론 상사와의 불화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의사들은 그것보단 자기 커리어 개발 때문에 합니다.
입사 처음엔 잘 모르지만, 일정 기간 근무하면 내가 R&D에 관심 있는지, 약물 감시에 관심이 가는지, 아니면 메디컬 어페어가 괜찮은지 알게 됩니다.
문제는 회사가 이런 모든 부분을 들어줄 순 없다는 거죠.
그런 경우 이직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의약품은 보통 라이프사이클이라는 게 있는데, 학술적 활동은 그 사이클을 따라서 제품 발매 3년 전부터 발매 후 2~3년까지만 하고 줄어듭니다.
한 제약사에서 나온 당뇨약의 라이프사이클이 끝나면, 다른 회사의 새로운 당뇨약을 맡기 위해서 이직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죠.
또 제약사에서 업무를 잘하면, 좀 작은 회사에서 제시한 디렉터 자리(기존보다 높은 직급)를 맡아 사람 관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요.
국내에만 있다가 본사에서 일할 기회가 생겨 옮기기도 하는데, 그런 경우 급여 손해를 안고 가기도 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한국제약의학회 회장도 역임하셨는데요, 협회 처음 만들어진 계기가 어떻게 되죠?
-처음엔 제약회사에서 근무하던 분들의 친목단체로 만들었지만, 나중엔 긴밀한 관계가 됐습니다.
이분들이 모두 다른 회사에 흩어져 각각 메디컬 디렉터(학술부 총괄)가 되셨는데, 다들 경험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각 회사가 요구하는 건 있는데, 다들 거기에 관해 정확히는 몰랐죠.
그래서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경험했던 영역이 다르면, 그것을 공유하면서 도움을 받기 시작한 거죠.
메디게이트뉴스: 현재 회원 수가 대략?
-아마 190명 정도 될 겁니다.
회비 납부 회원 기준이고요.(웃음)
메디게이트뉴스: 단순 친목 도모 외에 협회에서 의지를 갖고 하는 일이 있을까요?
-제가 했던 것만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약의학회가 가지고 있던 비전이 학회로서 존재감을 높이고, 전문분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관심 있던 게 제약회사와 의사와의 관계 설정이었습니다.
둘의 관계에 있어 항상 부정적인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선제적으로 바람직한 관계에 관한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약을 대표할 수 있는 제약의학회가 의료윤리학회라는 단체와 협업을 통해 합동 세션을 열었고요.
어떤 게 바람직하고, 사회적 규약이라 볼 수 있는 게 어떤 거며, 공정한 시장가치(Fair Market Value)라는 것을 의사가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 지에 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런 게 지속해서 의견일치를 이루면, 긍정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요즘 같은 때 했다면, 더 시의적절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른 질문드리겠습니다. 영국에선 제약의사가 하나의 정식 전문의로 인정받고 있거든요? 전공의 수련과정도 제약회사와 협의해 마련됐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언제쯤 우리나라에서 가능할까요?
-보통 공식적인 트랙이 만들어지는 이유는, 사람을 채용할 때 직접 물어선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거든요.
예를 들어 제약의사가 30명밖에 없을 땐 어떤 사람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지만, 지금처럼 회원이 150명이 넘어가면 저도 연배가 꽤 차이 나는 후배들은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
이런 부분이 점점 커지면서, 더는 제약의사 얼굴만 가지고 채용의 판단이 안 설 때, 표준화된 커리큘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처음엔 회원이 150명 정도 되면 이런 커리큘럼이 시작하지 않을까 했었는데, 지금은 그 수가 넘어도 안 되네요.
그 시작이 회원 250명 때일지 300명일지 알 순 없지만, 사람들이 가진 능력을 객관화해야 할 때 그런 과정이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전에 BMS에 계실 때 만드셨던, 의대생을 상대로 한 인턴쉽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때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당시 BMS의 바라크루드란 약물이 B형 간염 치료약물에서 마켓리더였습니다.
경쟁자도 딱히 없던 상황이었죠.
그때 바라쿠르드에 관한 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복용하다 중간에 끊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결과가 나왔어요.
이것은 제약회사 입장에선 매출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학적인 관점에선 치료 효과도 떨어지고 내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약물 중단에 관한 인식이 종합병원보단 개원가가 명확하지 않아, 환기를 시켰으면 좋겠다는 회사 생각이 있던 상황이었고요.
대외적으론 마켓리더로서 책임이었어요.
제약회사에 관심이 많은 의대생에게 경험할 기회를 주고, 그들을 현장에 내보내 영업사원이 아닌 후배들이 얘기를 전하겠다는 뜻이었죠.
여기에 필드의 선생님을 환기하겠다는 생각이 더해져, 회사 여러 사람을 설득해 진행했습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제약회사에서 헤드헌터를 통해 돈과 시간을 들이면서까지 기껏 의사를 뽑았더니, 자기와는 잘 안 맞는다고 몇 달 만에 다시 임상으로 가버리는 의사들도 많죠.
이것은 의사 본인에게도 낭비고요.
앞으로 인턴쉽 과정이 늘면, 채용하는 제약사나 지원하는 의사 모두 리스크를 줄일 것 같은데요.
-사실 그때 인턴쉽 프로그램 운영이 굉장히 힘들었어요.
관리 측면에선 저에겐 업무부담이었고, 위에선 자꾸 그걸 왜 하느냐고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약사는 제약사 인턴을 마치면 바로 취업도 가능하지만, 의대생은 그런 상황이 아니었던 거죠.
회사로선 시간과 돈을 들여 의대생 인턴쉽을 운영할 만한 동기부여가 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전문의나 펠로우 대상이라면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만, 그건 그것대로 병원에서 과연 시간을 허락해 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그들은 방학이라는 게 없잖습니까?
의사 트랙에선 활용되기 어려운 부분인 거죠.
셀트리온
메디게이트뉴스: 현재 셀트리온에서 선생님 직함이 부사장이시죠.
셀트리온에서 의사 출신 부사장은 주로 어떤 일을 하게 되죠?
-셀트리온은 기본적으로 생산, 그리고 임상시험이나 허가와 같이 개발자 관점에서 굉장히 강한 역량이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동안 셀트리온은 '신제품 개발'에만 강점이 있었던 거죠. 왜냐하면, 최근까진 회사가 생존할 수 있냐 마냐 하는 불투명한 면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회사가 램시마란 제품을 유럽과 미국에 허가 맡으면서 생존을 걱정하는 시기는 지났고,
이제는 부가가치를 올리는 게 어떤 부분이냐? 하는 고민을 시작합니다.
셀트리온은 파트너가 대부분 글로벌 회사고, 그런 회사의 카운터 파트너로선 기존의 생산과 임상시험의 장점에 덧붙여, 의학적인 측면을 강화하는 게 개선 포인트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점을 통해 회사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제 업무는 앞으로 임상시험 개발 전략, 임상시험 프로토콜에 대한 인풋, 연구자 선정에 관한 것,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검토, 이후에 마케팅적인 서포트와 전략개발 그리고 시행 등, 우리가 알던 제약 의사의 가능한 모든 업무를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메디게이트뉴스: 셀트리온에서 선생님을 채용할 때, 특별히 더 주문한 것은 없었나요?
-특별히 그런 점은 없습니다만, 저를 왜 채용하는지 물어는 봤죠.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