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이르면 이번주 중 의대정원 확대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공의들이 오늘밤 긴급 이사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전공의는 의대생들과 함께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를 막아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만큼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정치권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 규모 등을 놓고 막판 고심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증원 규모가 1000명 이상이 될 수 있단 얘기까지 나온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의료계는 발칵 뒤집힌 상태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정원 확대가 현실화할 경우 ‘강경 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의협 대의원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가 잇따라 성명서를 냈고, 차기 의협회장 후보자들도 앞다퉈 의대정원 확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향후 최대 관심사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대정부 투쟁 참여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들의 파업과 의대생들의 동맹휴학∙의사국시 거부는 내년 총선을 앞둔 정부∙여당이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일 수밖에 없다.
 
현재로선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움직임을 예단하기 어렵다. 2020년 의료계 총파업의 마무리가 순탄치 않았던 탓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투쟁에 적극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단 관측도 있지만, 정원 확대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파업 등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오늘 밤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추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17일로 예정된 전국의사대표자 회의(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의학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등 의협 산하단체 임원들이 모이는 회의)에 앞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대전협 박단 회장은 두달여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재 필수의료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의사 수보다는 분배의 관점에서 보는 게 맞다는 생각이다. 의사정원만 늘린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의대정원 확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의대생들의 경우에는 구심점이 없어진 상태라 행보를 점치기 더욱 어렵다.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단체였던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 2020년 파업 여파로 2년 6개월 넘게 회장 자리가 공석이다.

2020년 파업에 참여했던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움직일지 지금으로선 모르겠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