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건강보험 국고지원 의무 미이행 문제를 수정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보건복지부가 편성한 2027년도 국고지원율은 법정 기준인 20%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은 1일 성명을 통해 “이재명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훼손과 국민 의료비 증가를 초래할 시도를 중단하고 법에 명시된 국고지원 20%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월 22일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정부가 건강보험 국고지원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타당한 지적이며 그 문제는 수정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지부가 이날 발표한 202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은 일반회계 11조8000억원과 국민건강증진기금 2조원 등 총 13조8000억원이다. 보험료 예상수입액 대비 지원율은 14.4%로 법정 기준인 20%보다 5.6%포인트 낮다.
내년도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약 96조원으로 보면 법정 기준에 따른 지원액은 약 19조2000억원이다. 정부 예산안과 비교하면 약 5조4000억원 부족하다.
국민건강보험법은 국가가 매년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에 상당하는 금액을 일반회계에서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는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6%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원하도록 해 두 재원을 합한 지원 기준은 20%다.
내년도 일반회계 지원율은 12.3%, 건강증진기금 지원율은 2.1%에 그쳤다. 전체 지원율은 올해 14.2%보다 0.2%포인트 상승했지만 대통령이 개선 의지를 밝힌 법정 기준에는 여전히 미달했다.
정부의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최근 10년간 한 번도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법정 기준보다 부족하게 지원된 금액은 총 19조4531억원이다.
건보노조는 정부가 국고지원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서 비상진료체계와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등 정책사업에는 건강보험 재정을 대규모로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비상진료체계 지원에 3조7089억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에 2조1685억원, 필수의료 지원대책에 2조7389억원 등 총 8조6163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됐다.
건강보험 재정도 적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노조가 공개한 지난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당기수지는 3644억원 적자였으며 연말에는 적자 규모가 2조8374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누적 준비금도 27조3844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조는 정부가 오는 9일 예정된 건정심에서 2027년도 건강보험료율 동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내년도 보험료율은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건보노조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을 정책사업에 사용하고도 국고지원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국고지원 축소와 보험료 동결은 건강보험 보장성을 무너뜨리고 국민의 사적 의료비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