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김윤 의료관리학교실 교수가 "대한민국이 약 5년 정도 후부터 의사 수 부족 문제에 심각하게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김윤 교수는 8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주최 의대정원정책 보건의료포럼에서 의대정원 확대 논리를 펼쳤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적어도 5년에서 10년안에 의료 인력 부족으로 인한 병원 내부 작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의사 수 부족 문제로 중증환자 진료 위기상황이 곧 들이닥치는 반면, 의사 부족으로 인한 의사 월급은 천정부지로 치솓을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김 교수는 "천지개벽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의사 부족 문제는 현실이 될 것이다. 이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한 수치가 아닌 사실 그 자체"라며 "이대로 가면 조만간 병원 내 인력 압박이 나타날 것이다. 의사가 없어 의료 장비를 쓰지 못하고 보험료 정체는 지속되며 의사 월급만 천정부지로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 교수는 한국의 의료시스템 특성상 의사 인력이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인구감소와 고령화 요인을 비교 분석해봤을 때 고령화로 인한 의료 수요 증가가 훨씬 더 크다는 게 김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의료 인력이 많이 필요한 구조다. 병상은 많고 행위별 수가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의료이용량이 많다"며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의료이용을 커버하려다 보니 한국 외래진료 평균 시간은 5분에 그친다. 미국이나 유럽 등 해외 외래 시간은 15분 남짓인 것과 비교했을 때 초라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구가 감소하면서 의료 인력이 더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고령화는 인구감소로 인한 의료수요 감소를 감안해도 의료수요를 5배 늘릴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국내 의료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가 이미 의료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의사 인력 확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한국이 의료 접근성이 좋다는 주장은 대도시와 경증질환 진료에 한정이다. 2차병원이 없는 중진료권은 전체 55개 중 17개나 된다"며 "1차의료 소진료권도 전체 20% 지역에서 의사 수 부족이 심각하다. 3차급 대형병원도 안동, 청추, 광주전남 등 진료권의 중증도 사망률이 전국 평균보다 40~60% 정도 높다"고 전했다.
김윤 교수는 "위기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식은 폭력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미리 준비를 해야 되는 것"이라며 "늘어날 의료수요에 대비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