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축적해 온 건강검진 코호트를 통해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개방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룸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대한예방의학회·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공동주최로 열린 ‘2019년 제1회 공동학술대회’를 통해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 코호트 연구 25년의 성과와 미래를 진단하는 다양한 의견이 오고갔다.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코호트는 1992년부터 1999년까지 당시 공무원·사립학교 교직원과 피부양자 234만명을 대상으로 구축한 연구자료다. 구축 당시 세계적으로 가장 큰 규모의 코호트로서 그간 ‘한국인 암 예방 연구’라는 이름으로 많은 성과를 발표해 왔다.
전문가들은 장기 추적 관찰 과정을 거친 건강검진 코호트 자료를 보다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확대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빅데이터 활용 거버넌스·개방성 측면에 대한 검토 필요”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빅데이터 거버넌스, 기술, 연구영역 관점에서 건강보험 코호트의 역할에 대해 분석했다. 우선 빅데이터 거버넌스 확립을 위해서는 필요한 사람들의 활용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일 교수는 “새로운 거버넌스 관련해 중요한 것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활용할 수 있게 해 성과를 최적화하는 문제다”라며 “머신러닝 기술 등을 어떻게 코호트에 적용하고 사용자는 활용·지원할지 하드웨어를 대폭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공단에서) 일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앞으로는 대규모의 정보가 더욱 새로운 기술단계에서 활용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또한 “거버넌스에 대한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질병의 인과성을 밝히는 문제보다는 개인이 활용할 수 있는 넓은 범위의 코호트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오 교수는 “지역사회 연계를 신청하면 3개월에서 6개월이 걸린다. 활용도 부문에서 한번 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기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전체적으로 건강증진을 사회적 결정요인 측면에서 보려는 노력이 부진한 편이다”라며 “그간 생리학적 접근에서 노력해왔다면 이제는 넓은 의미에서 환경 변화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데이터 접근성을 확대했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의미를 갖고 있다”라며 “의료패널을 진행했던 것처럼 젊은 학자들이 연구를 더 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개방성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병규 공단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또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자료가 좀 더 공개된다면 많은 연구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다”라며 “단순한 공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차별해 연구자들에게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보건정책 수립 기초자료 마련...다양한 변수는 강점”
백종환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조정실 부연구위원은 기존 일반건강검진 자료에 없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점이 공단 코호트 자료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백종환 부연구위원은 “(공단 코호트 자료에는) 일반검진 항목 외 60여가지 검사 항목, 교육수준 등 사회경제적 지표, 병원별 우울증·스트레스 등 기타 정보 등이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백 부연구위원은 “민간 종합검진 수검자로 전국민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대표성 부족 문제는 단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건보공단은 흡연 관련 질환 위험·의료비 부담 연구를 통해 흡연이 의료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과 금연으로 인한 의료비 절감 크기를 분석했다.
백 부연구위원은 “흡연이 국민의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추정함으로써 국가 보건정책 수립, 평가에 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연용 건보공단 건강보험쟁책연구원 빅데이터실 전문연구위원은 급성기 질환에서 만성질환으로 질병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생활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연용 전문연구위원은 “건강은 환경, 의료서비스,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라며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추적관찰이 필요한 생활습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료는 있는 그대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장점은 최대로, 단점은 최소화할 때 활용가치가 극대화된다”라며 "사회적 활용 가치, 구축된 자료의 가치, 고도화된 방법론을 통해 빅데이터의 사회적 환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