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무니스 권서현 대표는 연세대 국제대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과학과를 복수 전공하던 와중에 창업에 뛰어들었다. 4번의 피봇팅을 거친 끝에 지난해 소리(모노럴 비트)를 활용해 꿀잠을 돕는 앱 ‘미라클나잇’을 내놨다.
모노럴 비트는 뇌파를 깊은 수면이 이뤄지는 낮은 범위의 파장으로 유도하는 음파 조합이다. 미라클나잇 앱을 켜고 희망하는 기상 시간, 그날의 기분, 수면 전 활동, 특수 상황 등을 기입하면 최적의 모노럴 비트 조합이 추천된다.
미라클나잇은 무료 체험 기간 후에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유료 서비스임에도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이용자의 비율이 70~80%에 달한다. 올해는 국내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최근 서울 강남구 마루360에서 이날 새벽 4시에 퇴근했었다는 권 대표를 만났다. 그는 피곤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몸은 힘들지만) 일이 너무 재밌어서 멈출 수가 없다”고 답했다. 다른 이들의 꿀잠을 위해 정작 자신은 잠을 아껴가며 일하는 권 대표의 모습을 보니 “세계 최고 수준의 수면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가 허황되게 들리지 않았다.
빠른 수면 진입 돕고 깊은 수면도 늘려줘…대학병원 임상도 계획 중
- 무니스와 무니스가 제공하는 서비스 '미라클나잇'에 대해 소개해달라.
무니스는 수면 문제를 풀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최근 들어 수면 문제가 대두하고 있는데, 고령화와 기술, 경제 발전에 따라서 이 문제는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운영 중인 미라클나잇이라는 서비스는 개인 맞춤화된 수면 솔루션을 제공해 개인이 더 질 높은 수면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 정도 됐는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수면 솔루션 앱으로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성장세가 빠르다. 누적 다운로드는 5만, 수면 횟수는 10만 건이 넘었다.
- 미라클나잇이 꿀잠을 돕는 원리는 뭔가.
수면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다양해서 하나의 솔루션으로 모든 문제를 풀기는 어렵다. 우리는 ‘소리’라는 솔루션을 갖고 있는데, 이걸 어떻게 더 잘 제공해서 이용자들이 겪는 수면 문제의 원인 중 하나를 제거해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사람들의 뇌파는 각성 상태일 때 높은 레인지에 있는데, 미라클나잇은 모노럴 비트를 통해 뇌파를 안정화해 수면을 유도한다. 여기에 뇌파 동조라는 기술이 활용된다. 뇌파 동조는 뇌파가 특정 주파수에 동기화되는 현상인다.
뇌파를 델타와 같은 낮은 범위에 파장에 동기화하면 깊은 수면 상태로 유도되는데, 이 현상은 이미 60년 이상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증명됐다. 단순히 소리로 안정감을 줘 수면을 돕는 수면 ASMR 등과는 달리 뇌과학 원리를 기반으로 뇌파를 진정시켜주고 그 효과도 강력하다. 현재 관련 특허도 5개다. 하나는 등록됐고 4개는 출원 중이다.
- 효과에 대한 입증은 어떻게 하고 있나.
처음에는 연세대 응용뇌인지과학연구소를 통해 효과를 검증 받았고, 지난해 말에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의뢰해 임상을 진행했다. 실제 해당 연구들에서 우리 서비스를 통해 수면 진입이 18% 쉬워지고, 깊은 수면의 비율이 1.7~1.8배 정도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렇게 잠에 빨리 들게 돕고, 깊은 수면을 오래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올라간다. 그게 우리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다. 올해는 추가로 대학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협의를 하고 있다.
- 재학 중에 슬립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뭔가.
처음에는 개인적 이유도 있었다. 불면증이 심해서 병원에서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는데 수면제를 먹은 다음 날은 개운치가 않더라. 병원에 문의했더니 수면제를 반으로 쪼개 먹으라는 대답을 들었다. 문제를 더 스마트하게 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수면 문제를 평생에 걸쳐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다.
창업 후 첫 번째 상품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판매했는데 당시에 수면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120명 정도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일상이 바뀌었다며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걸 체감하고 나니 더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용자 70~80%가 3개월째에도 꾸준히 이용…올해 미국 진출 본격화
-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지속 이용하는 비율이 높다고 들었다.
한 번 사용했던 사람들이 꾸준히 서비스 이용을 지속하는 리텐션율(유지율)이 70~80%로 굉장히 높다. 한 달이나 1년 단위로 결제가 가능한데 구독을 시작하고 3개월 차에도 재결제를 하는 비율이 그 정도다. 한 번 습관이 형성된 이용자들은 꾸준히 잘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금 유저들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 자는 횟수가 일주일에 평균 3.8회다. 앞으로 이 수치를 주 5회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우리 서비스 이용자 중에는 수면 문제로 병원에 다니던 분들도 있는데, 수면제 복용량을 줄이는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에는 그런 이용자들이 다니던 병원에서 다른 환자들에게도 미라클나잇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연락이 온다. 실제로 지금은 정신건강의학과 의료기관 두 곳과 협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긍정적인 반응 속에 유료 이용자 수가 매주 7%씩 성장하면서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참고로 신규 이용자는 일주일 간은 무료라서 충분히 사용해보고 구독을 결정할 수 있다. 기존 유저의 초대를 받아 가입한 이용자는 더 길게 2주간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 지금은 무료 체험 시에 7일 연속 사용하면 100% 상품도 증정하고 있으니 주변에 소개를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
- B2B 서비스도 계획했던 것으로 아는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
처음엔 B2B 서비스도 하려 했는데 사업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서다.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100만명의 일반 유저보다 1000명의 팬이 엄청난 속도로 서비스를 키운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유저들이 우리 서비스를 더 사랑하고, 꾸준히 사용할 사람들을 데려오게 하는 데에 모든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미국 진출도 준비하고 있어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지금 팀원이 총 6명인데 B2C만으로도 너무 바쁘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B2C만으로도 충분할 거라고 판단했다.
- 일찌감치 미국 법인을 설립해두고 미국 진출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안다.
사실 올해 들어 (미국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예전부터 미국 시장에 기회가 훨씬 더 많다고 봤다. 수면 문제가 한국인들만 겪는 문제는 아니지 않나.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할 때 미국에 법인이 있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설립해뒀다. 미라클나잇은 이미 영어 버전으로 제공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고객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서비스를 맞춤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실리콘밸리에 가서 투자자들도 만나고 고객 발굴, 가설 검증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다 왔다. 발품도 엄청 팔았다. 스탠퍼드대에 있는 학생들을 온보딩(Onboarding) 시키려고 매일 학교로 출근해서 길 가는 학생들을 붙잡고 우리 서비스를 소개했다. 스탠퍼드대는 학교가 크다 보니 다들 자전거를 타고 다니더라. 그래서 자전거를 주차하는 구조물에 홍보 카드도 붙이고 다녔다.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카드를 가져가는 친구들이 있으면 다가가서 설명해주기도 하고, 기숙사 앞에 찾아가서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에게도 배포하기도 했다.
- 해외 사용자 규모는 어느정도 되나.
미국에서 다운로드가 꽤 나오고 있다. 미국 진출을 준비하면서 전 세계로 풀었는데 우크라이나, 일본, 인도 등에서도 트래픽이 나오더라. 지금은 50여개국에서 막 시작한 상황이다. 특이하게 미국 다음으로는 우크라이나에서 트래픽이 가장 많이 나온다.
의료기기로 허가는 아직 고려 안 해…개인맞춤 고도화 박차
- 최근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프리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향후 투자 유치 계획은 어떻게 되나.
내년에 시리즈A 를 받을 예정이다. 사실 시리즈A를 받는 게 목표가 아니고 그 전까지 시리즈A를 받을 만큼의 성과를 내놓는 게 중요하다. 연말까지 우리가 목표로 잡아 놓은 KPI를 초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최근 국내에서도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처럼 의료기기로 허가를 받을 생각은 없나.
아직은 없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우선 의료기기로 허가 받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두 번째로 그렇게 비용과 시간을 투자했을 때 시장에 그만큼의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확신이 없다. 개인적으로 아직은 관련 시장이 열려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본다.
물론 디지털 치료기기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혁신하고 새로운 발자취를 만들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선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도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대학병원을 통한 임상은 디지털 치료기기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진행하려고 한다.
- 향후 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올해는 지금처럼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성장시켜나갈 계획이다. 4월부터 글로벌 서비스도 시작했는데 특히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데 전력을 다 하려고 한다. 서비스 측면에선 개인 맞춤화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연대 연구소 한 곳과 데이터 정제·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 여기서 개인맞춤화는 이용자가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 내에서 우리가 조금 더 튜닝해서 맞춰줄 수 있는 솔루션이나 콘텐츠가 뭘까라는 관점에서 맞춤화가 될 거다. 지금은 데이터 수집이 많지 않고 솔루션 제공만 있는데, 올 연말쯤에는 전체를 다 아울러서 솔루션 및 피드백 제공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하려 한다.
권서현 무니스 대표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 국제대 경제학과 재학 중
연세대 응용뇌인지과학연구소 연구
연세대 디지털미디어랩 연구
연세대 데이터사이언스랩 소속
스페이스코리아 클라이언트 엔지니어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 국제대 경제학과 재학 중
연세대 응용뇌인지과학연구소 연구
연세대 디지털미디어랩 연구
연세대 데이터사이언스랩 소속
스페이스코리아 클라이언트 엔지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