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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에선 골다공증 1차약인데…"

    급여 앞둔 프롤리아를 보는 의사들의 우려

    기사입력시간 2017-08-08 17:05
    최종업데이트 2017-08-08 17:05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가 출시 1년을 앞두고 보험급여권에 진입한 가운데 보험인정 범위가 좁아  포스테오의 전철을 밟는게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프롤리아는 파골세포 자극인자(RANKL)를 표적하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로 지난 6월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달 안에 건보공단과 가격협상을 완료해 10월부터 급여가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형성촉진제인 포스테오가 지난해 출시 10년 만에 급여를 획득한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진행이 빠르다. 문제는 급여 기준이다.

    포스테오는 폐경기 이후 여성 및 골절의 위험이 높은 남성에 대한 골다공증 치료와 골절 위험이 높은 여성 및 남성에서 지속적인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요법과 관련된 골다공증 치료 적응증으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급여범위는 기존 골흡수 억제제 중 한 가지 이상에 효과가 없는 환자 중 65세 이상이면서 골밀도 검사결과 T점수 -2.5 이하, 골다공증성 골절이 2개 이상 발생한 환자에게만 최대 24개월까지 적용된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환자는 10명 중 1~2명 꼴에 불과해 의료계에서는 비현실적이라 비판하고 있다.

    프롤리아는 6개월에 1회 투여하는 피하주사제로 순응도가 높고, 미국 임상내분비학회(AACE)에서도 골다공증 1차 치료제로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10년 사용한 약도 까다로운 요양급여조건에 가로막힌 상황인 만큼 신약도 급여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골다공증학회 박예수 회장(한양대구리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프롤리아는 해외에서 이미 1차 치료제로 10년 이상 사용해 온 약제"라면서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치료제임에도 국내에 다소 늦게 도입됐고 급여 기준 역시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BP 계열보다 비용대비 효과 높아

    해외 연구를 보면 비스포스포네이트(BP) 계열과 비교했을 때 프롤리아의 비용 대비 효과성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70세 이상 척추 골절을 경험한 T점수 -3.0 이하 폐경 후 여성 골다공증 환자를 대상으로 프롤리아와 알렌드로네이트 제네릭, 리세드로네이트, 이반드로네이트의 비용 효과성을 분석한 미국 연구에서 프롤리아의 점진적 비용효과비(ICER)는 삶의 질 보정 생존연수(QALY) 당 7900달러(한화 약 888만 원)로 다른 치료제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높았다.

    이는 75세 이상 여성만 분석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벨기에 리에주대 연구팀 연구에서 지불용의 가격을 QALY 당 4만 유로(한화 약 5313만 5200만 원)로 가정했을 때 프롤리아는 60~80세 연령층 모두에서 리세드로네이트, 제네릭 포함 알렌드로네이트보다 비용 효과적이었다.

    T점수가 -2.5 이하면서 이전에 골절 경험이 없는 70대에서는 프롤리아가 리세드로네이트 대비 압도적인 비용 효과성을 보였다.

    비치료군, 알렌드로네이트, 이반드로네이트, 리세드로네이트와 비교한 스페인 연구에서 프롤리아는 골절 위험은 낮추면서 QALY값은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렌드로네이트, 리세드로네이트, 이반드로네이트와 비교한 ICER 값은 각각 1만 6294, 4895, 2205 유로(한화 약 2165만, 650만, 293만 원)로 낮아 비교 약제군 대비 비용 효과적인 것이 확인됐다.

    치료 10년째 효과·안전성 유지

    만성질환인 골다공증 치료에서 장기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프롤리아 급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근 골다공증 치료 패러다임은 기존에 많이 사용되던 BP 계열과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 계열 양자구도로 좁혀져 있는데 두 계열 모두 장기 효과는 부족하다.

    SERM은 비척추 주요 부위에서 골절을 감소시킨다는 데이터가 부족하고, BP는 일정 시점이 지나면 골밀도가 더는 증가하지 않는 한계가 있다.

    프롤리아는 올해 초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 치료 10년째까지 고관절 골밀도를 치료적 정체 없이 지속해서 증가시켰다.

    10년간 안전성 프로파일은 일관성 있게 유지됐고, 신규 척추 골절 발생률과 비척추 골절 발생률은 위약 코호트보다 낮았다.

    반면 최근 PNAS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BP제제를 권장 사용 기간인 3~5년 이상 장기 사용했을 때 골절 저항 강화 메커니즘을 약화시키고, 드물지만 치명적인 비전형 대퇴골골절(AFF) 발생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은 "골다공증은 치료 적기를 놓치면 한 두번 골절이 발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2차 합병증에 이어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면서 "골다공증 질환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소모적인 경제성 평가 논쟁으로 혁신신약 급여 등재가 늦어지거나 기준이 제한적으로 설정되면 결국 환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내에서 만성질환, 특히 골다공증에 대한 인식이 저조해 다른 질환보다 접근성 강화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면서 "프롤리아가 새롭게 급여권 진입을 앞둔 시점인 만큼 정부에서도 이번 급여 기준을 설정할 때 골다공증 치료 환경 개선의 시급성을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