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이 6월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선출됐지만, 대통령 인준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회장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선출 과정에 대통령이 관여하는 현행 인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은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에 대한 대통령 인준 제도가 국제 적십자 운동의 독립성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를 폐지하는 내용의 대한적십자사 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적십자사는 6월 22일 중앙위원회 등을 거쳐 인 전 의원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이후 보건의료노조는 인 전 의원의 민간의료보험 관련 입장 등을 문제 삼으며 대통령 인준 거부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인준 재검토를 요구하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6월 22일 중앙위원회, 전형위원회를 구성하고 복지부 장관이 들어가는 데서 선출을 했는데 정치적 논란이 생기면서 인준이 안 되고 있다"며 "이는 아주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제 적십자 운동의 기본 원칙과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의 관련 지침을 근거로 현행 인준 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그는 "적십자 운동은 독립적이고 인도주의 활동을 보조하고 기본 원칙에 따라 자율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회장이나 최고경영자는 정부 등에 의해 선정돼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공정성, 투명성, 독립성을 국제사회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 구호 단체가 대통령, 왜 그 나라 정부에서 임명을 받느냐"며 "이거는 적십자사의 기본 정신에 안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적십자사의 회장 선출 방식도 비교했다. 김 의원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적십자사 내부 절차를 통해 대표를 선출하고 있으며, 미국은 역사적인 이유로 정부가 관여하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런 제도로 적십자사가 정치적으로 휩쓸리고 시끄러워지고 있는 것"이라며 "대한적십자사 조직법을 바꿔서 자체적으로 대의원회에서 투표로 선출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인준 제도 없애야 한다. 77년 만에 제대로 고쳐야 한다"며 "대통령이나 정부에서 끼어들 일이 아니다. 적십자사 대표를 임명하는 데"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보건복지부 이중규 공공의료정책관은 "일단 검토를 해보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