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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가 공 지우는 지우개 못돼"…보정연, 인요한 전 의원 적십자사 회장 인선 찬성

    인 전 의원 과거 행보 적십자 책무와 맞닿아 있어…적십자는 헌혈자 피를 좌우로 나누지 않아

    기사입력시간 2026-08-14 17:47
    최종업데이트 2026-08-14 17:48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보건의료정책연대가 인요한 대한적십자사 회장 선출자의 과거 정치적 행보와 의료정책 발언은 검증해야 하지만, 의료·재난구호·국제보건 분야의 경험과 성과까지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정책연대(이하 보정연)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인선 역시 특정 인물을 무조건 감싸거나 공격하는 일이 아니라, 국민 중심의 공적 기준과 검증 가능한 사실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회는 6월 22일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을 제32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후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는 7월 27일 인 선출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취업 적절성 심사 안건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심사를 보류했다. 

    당시 인 선출자의 회장 선출을 두고 보건의료계와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반발이 이어졌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인 선출자가 제22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점, 과거 민간의료보험 확대와 영리병원 도입 필요성을 주장한 점, 계엄·탄핵 국면에서의 정치적 행보 등을 문제 삼으며 회장 선출 철회와 대통령의 인준 거부를 촉구했다.

    이에 보정연은 "계엄·탄핵 국면에서의 정치적 행보와 과거 의료정책 발언은 분명히 설명하고 검증해야 한다"면서도 "과거의 일부 과오만으로 의료·재난구호·국제보건 분야의 경험과 성과까지 지우는 것 또한 합리적 판단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은 과의 면죄부가 아니지만, 과 역시 공을 지우는 지우개가 될 수 없다"고 했다.

    보정연은 인 선출자 가문의 국내 의료·교육·인도주의 활동도 언급했다. 보정연은 "유진 벨은 목포 영흥학교·정명여학교와 광주 숭일학교·수피아여학교 설립에 참여했고, 그의 사택에서는 현재 광주기독병원으로 이어진 광주 제중원의 첫 진료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윌리엄 린튼은 한남대학교의 전신인 대전기독학관 설립을 이끌었고, 로이스 린튼은 순천기독결핵재활원을 세웠다"며 "현재 유진벨재단도 북한 결핵환자를 대상으로 의약품과 진단장비, 구급차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보정연은 "가문의 역사가 임명 자격은 아니지만, 그 공헌과 인도주의 활동까지 가볍게 취급할 일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인 선출자의 의료·응급의료 분야 활동도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보정연에 따르면 인 선출자는 1990년대 초 한국형 구급차 개발·보급에 참여했으며, 국회에서는 구급차 안에서 실질적인 응급처치가 가능하도록 내부 처치 공간을 확보하는 기준이 법제화되는 데 기여했다.

    보정연은 "환자를 단순히 운송하는 구급차를 생명을 살리는 공간으로 바꾼 경험은 재난 대응과 응급의료를 수행하는 적십자의 책무와 맞닿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적십자는 헌혈자의 피를 좌와 우로 나누지 않는다"며 "인 선출자가 정치적 중립과 헌정질서 존중, 혈액·공공의료의 공공성 강화, 재난구호 역량 확충, 구성원과의 소통과 투명한 운영을 구체적으로 약속하고 실천한다면 그의 경험을 대한적십자사의 공적 자산으로 전환할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기대를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