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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물리요법 급여화 논의에 뿔난 의료계…"건강보험에서 한방보험 분리하자"

    의협 한특위 대개협 소청과의사회 정형외과의사회 신경외과의사회 반발 성명...자동차보험 한방 축소부터 필요

    기사입력시간 2022-11-24 11:54
    최종업데이트 2022-11-24 11:5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한방물리요법' 급여화 조정 논의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의료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대한한의사협회는 의과의료기기를 활용한 물리치료를 '한방물리요법'으로 명명하고 건강보험 급여화를 목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조정신청을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이날 한방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방물리요법 5항목(경근간섭저주파요법, 경피전기자극요법, 경근초음파요법, 경근초단파요법, 경근극초단파요법의 급여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대한개원의협의회에 이어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정형외과의사회, 대한신경외과의사회에 이어도 성명서를 배포하고 한의협이 제기한 한방물리요법 급여화 조정신청의 폐기와 더불어 건강보험에서 한방보험 분리를 주장했다.

    먼저 의협 한특위는 "의과의료기기를 활용한 물리치료요법은 치료 효과 및 적응증과 부작용 등에 대한 현대의학의 학문적 근거가 마련돼 있는 치료법이며, 이미 건강보험 적용까지 받는 현대의학의 의료행위"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를 한의사에 의한 한방물리요법으로 둔갑시키고 국민건강보험까지 적용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것이며, 우리나라 의료제도와 면허체계에 크나큰 혼란을 가져온다"라며 "급여화를 논의하기 이전에 구체화 작업 및 안전성, 과학적 검증부터 시행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최근 자동차보험 지출에서 한의과 진료비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의과에서는 경증 환자의 입원이 제한되고 있는 반면에 한의과에서는 상급 병실 입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라며 "급기야 한방 자동차보험 지출이 의과를 앞지르는 통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자동차 사고가 줄고 있음에도 국민의 자동차보험료를 상승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개협은 "국민은 자신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시작부터 다른 의과, 한의과를 하나의 그릇에 담은 현재의 건강보험은 자신이 받는 의료혜택에 대해서 합리적인 지출을 원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도 만족할 수 없다"고 했다. 

    대개협은 이어 "평생 한의원 한번 안가는 사람과 매일 침을 맞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이 하나의 건강보험 틀에서 지급하는 것은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다"라며 한방보험 분리를 주장했다.

    소청과의사회는 "한방의료행위전문가평가위원회 급여화 논의 안건을 보면 한의협이 도인운동요법, 한의사의 사용이 허용되는 의료기기를 활용한 물리치료법에 대해 복지부가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으나 미이행했다는 것, 경근간섭저주파요법을 자동차보험에서 국토교통부 행정해석에 의하여 급여로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 등의 근거를 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는 자동차보험에서 입원할 필요가 없는 환자를 마구잡이로 입원 시켜서 국민들의 자동차보험 부담을 대폭 늘린 것으로 부족해서 이제는 사람 살리는데 써야 할 건강보험 재정도 파탄 내겠다는 의도"라며 "한방물리요법의 급여화 조정신청을 즉각 각하하라"고 촉구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의과의료기기를 활용한 물리치료요법은 치료 효과 및 적응증과 부작용 등에 대한 학문적 근거가 마련돼 있는 치료법이고, 당연히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의료행위"라며 "이런 의과의료기기를 한의사에 의한 한방물리요법으로 둔갑시켜 건보재정까지 적용하려 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정형외과의사회는 "무면허의료행위를 조장하는 한방물리요법에 대한 초법적건강보험 급여화를 추진하는 '친한방 의료정책'의 강행 시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을 맞이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복지부, 심평원은 현명한 판단으로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된 현안에 있어 의료계의 의견을 반영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경외과의사회는 "한의협이 요청한 한방 물리치료는 전통적인 한방의 원리가 아닌 정통 현대 의학에서 베낀 것으로, 그들이 고유 영역으로 주장하는 침술이나 구술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밝혔다.

    신경외과의사회는 "한의협이 현대 의학의 일종인 물리치료를 공식화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복지부가 제 정신이라면 현재 시행되는 한방 물리치료를 급여화해야 할 것이 아니라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 단속해야 마땅하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현재 비급여로 시행되는 한방 물리치료가 있다면, 복지부는 그것을 불법으로 규정해 발본색원해야 한다. 국민의 불필요한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며 의료 시스템을 관리하는 국가의 역할이다"라며 "한방의 과학화라는 뜬 구름잡는 정책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일부 정치인들은 지탄받아야 되고, 그들에게 준엄한 국민의 심판이 기다린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