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이상지질혈증을 새롭게 정의하고, 치료지침을 업데이트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31일 이상지질혈증의 국제 학술대회인 ICoLA 2018 개최 기념 간담회를 통해 '2018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Fact Sheets)'와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서'를 공개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남성의 절반, 여성의 3분의 1은 이상지질혈증 환자다. 남성은 30~40대의 40~50%가 이상지질혈증 환자이며, 여성은 30대 이후 유병률이 점차 증가해 60대와 70대 이상에서는 남성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그러나 총 콜레스테롤이 200mg/dL 이하로 조절되는 비율은 전체 유병인구의 41.3%에 그쳤다.
학회 측은 유병자 10명 중 7명은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특히, 이상지질혈증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조절률이 82% 이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약물 치료를 통한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또한 생활양식과 식생활 패턴 변화로 영양소 섭취 기준의 125% 이상의 과열량을 섭취하는 한국인 비율은 2007년 이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5년 기준 과열량 섭취 한국인 비율은 남성은 27.8%, 여성은 18.8%로, 남녀 모두 2007년 대비 2015년 에너지 과잉섭취비율이 2배 가량 증가했다.
에너지 과잉 섭취가 늘면서 이와 연관된 비만, 당뇨병, 고혈압 환자에서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사람의 10명 중 4명은 유병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약물 치료를 받지 않고 있어 인지율 개선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최근 변화하고 있는 한국인의 식습관 등을 반영해 한국인 특성에 맞춰 치료 지침을 수정하고, 이상지질혈증 진단 방법과 기준 등을 업데이트 했다.
지침에서는 이상지질혈증을 총 콜레스테롤이 240mg/dL 이상이거나 ▲LDL-C 160mg/dL 이상 ▲HDL-C 40mg/dL 미만 ▲중성지방 200mg/dL 이상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될 때로 정의했다.
또한 과거에는 중성지방이 400mg/dL 이상일 때만 LDL-C 직접측정법을 사용했지만 심혈관질환이 저평가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중성지방 농도와 무관하게 언제든 측정가능하도록 변경했다.
LDL-C와 non-HDL-C 치료 목표치는 위험도 분류에 따라 설정했다. 경동맥질환은 과거 50% 이상 협착인 경우를 고위험군으로 했으나, 경동맥 협착 정도 외 동맥경화반의 양상, 플라크 개수와 범위 등도 심뇌혈관질환 발생 예전에 중요해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경동맥질환'으로 변경했다.
당뇨병은 이전부터 고위험군에 속해 있지만 당백뇨와 같은 합병증이 동반된 당뇨병 환자나 흡연, 고혈압, 조기 심혈관질환 가족력 등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있는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더 높게 상향 조정했다.
또한 LDL-C가 70mg/dL 미만인 경우의 치료 기준을 신설, 초고위험군에서는 생활습관 교정과 투약이 고려된다.
에너지를 과다 섭취하는 한국인의 특징을 고려해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한 식사요법도 추가됐다. 지침에서는 탄수화물을 1일 섭취량 중 65% 이내로 섭취하고 당류는 10~20%로 제한하며 균형 잡힌 식사요법을 권고했다.
약물 치료 전략으로는 에제티미브나 PCSK9 억제제가 추가돼, 스타틴 치료에도 LDL-C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에서 병용치료, 스타틴 치료 후 이상 반응 시 사용이 권고됐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김효수 이사장은 "이상지질혈증은 과열량 섭취로 인해 이상지질혈증의 유병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많은 이들이 유병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약물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며 "꾸준하게 약물치료를 하면 목표 콜레스테롤에 도달하는 조절률이 높아지는 만큼, 약물 치료율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학회는 국민들이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질환을 인지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힘쓸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31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ICoLA 2018에는 전 세계 20개국에서 약 7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고혈압, 당뇨병, 비만,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에 대한 7개의 기조강연 세션, 14개의 주요 주제별 심포지엄, 4개의 타 학회와의 공동심포지엄, 학회장강연, 기초과학 및 영양분야 워크숍, 6개 세션의 새로운 연구결과 구연 발표 및 포스터발표 등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