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전자 편집을 사용해 프로단백질전화효소 서브틸리신∙켁신9(PCSK9) 단백질을 비활성화하면 콜레스테롤 수치가 효과적으로 감소한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히말라야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유전자 편집을 이용한 대형 동물 모델에서 임상적으로 관련된 유전자 발현 감소를 처음으로 보여준 실험이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페렐만의대(Perelman School of Medicine) 제임스 윌슨(James M Wilson) 박사팀은 9일(현지시간) Nature Biotechnology에 '원숭이 간에서 PCSK9를 메가뉴클레아제(Meganuclease)로 표적하면 혈청 콜레스테롤의 안정적인 감소로 이어진다'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PCSK9를 억제하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고콜레스테롤증 환자에서는 PCSK9 억제제와 같은 약물을 사용할 수 없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이 PCSK9 억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심질환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주요 저자인 페렐만의대 릴리 왕(Lilly Wang) 박사는 "대부분 환자들은 PCSK9 항체 반복 주사로 치료를 받는다"면서 "이번 연구는 성공적인 유전자 편집으로 억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에서는 더 이상 이런 유형이 반복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공동저자인 미국 유전자 배열 기술 전문 생명공학기업 프리시전 바이오사이언스(Precision Biosciences) 측은 메가뉴클레아제라는 효소를 조작해 PCSK9 유전자를 특이적으로 인지하고 불활성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영장류 간에서 PCKS9 유전자를 방해하기 위해 메가뉴클레아제를 담고 있는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벡터를 사용했다.
중간 및 고용량 AAV 벡터로 치료한 동물에서 PCSK9 수치는 45~84%,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30~60% 감소해, 임상적으로 적절하고 안정적인 수준의 감소를 보였다. 간 조직 생검의 분자학적 분석에서도 유전자 편집은 PCSK9 유전자의 40~65%에서 변이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AAV 벡터 용량은 혈우병 환자의 AAV 유전자 대체 요법 임상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된 용량이다.
윌슨 박사는 "체내 유전자 편집에 대한 중개과학 진보를 위해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30년 넘게 경험을 쌓아왔고, 이를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평가하는 비인간 영장류 초기 연구의 중요성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향후 면역 독성을 완화하는 방법과 PCSK9 유전자 내에서 원하는 부위의 외부 표적 편집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이 접근법이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외에도 다른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광범위한 간대사질환에 잠재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