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21대 국회 임기가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막바지 추진력을 불태우던 간호법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국회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간호법 통과가 어려워진 결정적 계기는 여야 지도부간 갈등 상황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사망사건 외압 논란의 진상 규명을 위한 '채상병 특검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당시 여당 의원들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야당의 요구대로 채상병 특검법을 추가 상정하자 불만을 표하며 단체 퇴장했고 결국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까지 행사되면서 총선 이후 재차 여야 갈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복지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초 5월 초까지만 해도 21대 국회 임기 내에 간호법 통과 가능성이 유력했다.
최근 의료대란 사태 등을 겪으며 정부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을 위해 진료보조인력(PA) 법제화를 담은 간호법안 추진의사가 강력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에 명시된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라는 내용은 남겨두는 대신 PA 간호사를 법제화하는 내용이 담긴 점이 특징이다.
정부가 법안 추진에 속력을 내면서 여야 간사들을 중심으로 새부 쟁점 조항들에 대한 조율도 대부분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보건복지위원회 내부에선 이견이 줄어든 만큼 상임위를 조속히 열어 법안을 통과시키자는 공감대도 형성됐다는 게 복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채상병 특검법으로 불거진 여야 지도부 갈등이 심화되면서 향후 복지위 회의 개최 일정은 미궁에 빠진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간호법 통과를 기대하던 대한간호협회는 난처해졌다. 이에 간협은 지난 20일 긴급 국회기자회견을 열고 "21대 국회 내에 반드시 간호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또한 간협은 21일 임시대표자회의를 열고 22일부터 3일간 국회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전국 간호사 간호법 제정 촉구대회'를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간협이 21대 국회 내에서 법안 통과에 주력하는 이유는 22대 국회에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8명이나 포함돼 있어 변수가 많아 21대 국회에 비해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부 전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상황에 정통한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원래 5월 넷째 주 정도 복지위가 열릴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여야 지도부 대치 장기화로 인해 21대 국회 안에 간호법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여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