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번과 105번 메르스 확진 과정을 보면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우리가 선진 의료에 들어선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정부 당국의 태도를 보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0일 메르스 확진자가 13명 추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중 98번 확진자는 지인을 병문안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적이 있고, 메르스 의심 증세가 발생한 후 개인병원 2곳을 방문했으며, 메디힐병원에 5일간 입원했지만 상태가 악화되자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됐다.
해당 환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감염 예방 조치를 한 상태에서 구급차로 이대목동병원에 왔다.
이대목동병원 의료진 역시 미리 보호장구를 갖추고 환자를 맞이한 후 격리실로 바로 이송 조치해 2차 감염을 차단했다.
98번 환자는 현재 이대목동병원 음압격리실에서 치료중이며,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전원될 예정이다.
이대목동병원은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현재 임시 진료소를 응급실 외부에 분리 설치해 일반 응급환자의 동선을 분리하고 있으며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 증상이 있는 내원객이 병원에 들어오는 것을 통제하고 있다.
105번 확진자도 삼성서울병원에서 노출됐으며, 8일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을 내원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사전 전화통화로 메르스를 의심한 의료진들이 완벽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환자를 맞이한 뒤, 응급실 밖에 마련된 메르스 임지 진료소에서 진료한 후 음압격리병상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를 통해 의료진과 직원의 접촉이 없었고, 환자 본인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98번, 105번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뒤에야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진료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하지만 복지부는 남탓을 하는 듯하다.
복지부는 "이대목동병원, 서울성모병원 사례와 같이 정부 뿐 아니라 의료기관 종사자, 국민 전체의 신뢰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늑장 대응과 안일한 대처로 실상 메르스 확산을 부추긴 정부가 또다시 의료기관과 해당 환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