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이중특이항체 안과질환 치료제 바비스모(Vabysmo, 성분명 파리시맙)가 망막정맥폐쇄(RVO)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 2건에서 아일리아(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대비 비열등한 시력 향상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적응증을 허가받으면, 습성 연령관령 황반변성(nAMD)과 당뇨병성 황반부종(DME)에 이어 세 번째 적응증이 된다.
로슈 그룹 제넨텍(Genentech)이 망막정맥분지폐쇄(BRVO) 및 망막중심정맥폐쇄(CRVO)로 인한 황반부종 환자를 대상으로 바비스모를 24주 시점에서 평가한 글로벌 3상 연구 BALATON 및 COMINO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왔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바비스모는 안과질환에서는 첫 이중특이항체 치료제로 두 가지 주요 질환 발병 경로인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와 안지오포이에틴-2(Ang-2)를 모두 표적하는 신약이다. 기존 타 주사제들이 타겟하는 VEGF-A와 더불어 망막 혈관의 안정성을 저하시키는 Ang-2까지 함께 억제해 좀 더 포괄적으로 발병 요인을 차단한다.
연구 결과 바비스모 치료군은 시력이 조기에, 지속해서 개선돼 아일리아 치료군 대비 비열등한 시력 개선이라는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또한 황반중심두께(CST) 감소로 축증한 결과 베이스라인 대비 망막액이 빠르고 강력하게 건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임상시험과 일관되게 나타났다.
제넨텍 최고의학책임자(CMO) 겸 글로벌 제품 개발 책임자인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이번 결과는 망막정맥폐쇄와 관련된 시력 상실을 경험하는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바비스모의 잠재력을 강화한다"면서 "이러한 긍정적인 데이터가 계속 축적됨에 따라 바비스모가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유형의 망막 질환에 대한 치료 표준을 재정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습성 연령관령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망막정맥폐쇄는 시력 상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미국에서 약 300만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BALATON 및 COMINO 임상시험의 데이터는 망막정맥폐쇄로 인한 황반부종 치료제로 승인받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을 포함한 전세계 보건당국에 제출될 예정이다.
유럽망막학회(EURETINA) 차기 회장인 라민 타다요니(Ramin Tadayoni) 박사는 "망막정맥폐쇄는 망막 내부와 망막 아래에 체액이 고이게 해 치료하지 않으면 빠르고 심각한 시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바비스모가 망막정맥폐쇄 환자의 망막액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고 시력을 개선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BALATON 및 COMINO 임상시험에서 환자들은 1:1로 무작위 배정돼 20주 동안 매월 6회 바비스모 6.0㎎ 또는 아일리아 2.0㎎을 투여받았으며 24주차에 2차 평가변수를 측정했다. 두 임상시험 모두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으며, 바비스모는 아일리아 대비 비열등한 시력 개선 효과를 나타냈다. 두 임상시험에서 베이스라인 대비 평균 시력 개선 효과는 두 치료법 간 유사했다.
BALATON 임상시험에서 24주 후 시력 개선은 바비스모군 +16.9글자, 아일리아군 +17.5글자였다. COMINO 임상시험에서는 24주 시점에 바비스모군 +16.9글자, 아일리아군 +17.3글자 시력 개선이 나타났다. 또한, 15글자 이상 시력이 향상된 환자의 비율은 두 임상시험에서 치료군 간 비슷했다.
혈관 누출로 인해 눈 뒤쪽 망막에 체액이 차면 부종과 시야 흐림이 발생할 수 있다. 2차 평가변수에 따르면 두 임상시험 모두에서 황반중심두께 감소는 치료군 간 비슷하게 나타났다. BALATON 임상시험에서 황반중심두께 감소폭은 바비스모군 -311.4 ㎛, 아일리아군 -304.4㎛ 였고, COMINO 임상시험에서는 바비스모군 -461.6㎛, 아일리아군 -448.8㎛였다.
더불어 두 임상시험 모두 사전 지정된 탐색적 평가변수에서 아일리아군에 비해 더 많은 바비스모군이 망막에 혈관 누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BALATON 임상시험에서 바비스모군의 3분의 1(34%)이 혈관 누출이 없는 반면, 아일리아군은 5분의 1(21%)이 누출이 없었다. COMINO에서는 바비스모 환자 44%, 애리버셉트 환자 30%의 비율을 보였다.
이 연구는 현재 진행 중이며 24주에서 72주까지의 데이터를 통해 투여 간격을 최대 4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할 예정이다.
한편 국내에서 바비스모는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습성 연령관령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두 적응증에서는 현재 4개월(16주)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