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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까지 환자 없나. 차라리 폐업할까” 발만 동동 구르는 개원의들

    "대구 확산 이후 매출 반토막 이상인데 고정비는 그대로...직원수라도 줄일지 고려 중"

    기사입력시간 2020-03-03 06:55
    최종업데이트 2020-03-03 08:1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A내과의원 원장은 검진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검사가 ‘제로’ 수준이다. 내시경, 초음파, 혈액검사 등 환자들이 예정됐던 검사를 다 미루고 주로 처방전만 받아가고 있다.

    검진센터를 세우면서 늘렸던 공간과 장비, 직원의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2월 매출은 30% 줄었다.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될 때는 반토막이 났다. 3월 2일 첫날 병원 문을 열어 보니 이번달에도 매출이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는 “2월 매출은 겨우 비용 보전을 하면서 마감했다. 3월에도 나아지기는커녕 더 안좋아질 것으로 보이니 한숨이 나온다. 이럴 줄 알았으면 확장을 하지 않았어야 했는데 임대료, 의료장비, 직원 등 모두 남 좋은 일만 시켰다”고 말했다.   

    B가정의학과 원장은 평소 감기 등 일상 환자를 보고 있지만 역시나 절반에서 무려 3분의 1수준까지 환자가 빠졌다. 이제는 하루에 환자 20~30명을 겨우 받는 수준이다. 직원이 2명인데 한 명을 자르고 한 명만 두고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한 명만 두고 있다가 한 명마저 갑자기 그만둬서 직원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까봐 염려스럽기도 했다. 직원이 알아서 그만둔다고 하거나, 상황이 좋지 않으니 당분간 무급휴가라도 쓰겠다고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감기 환자들이 전혀 나오지를 않는다. 게다가 정부가 가벼운 감기 환자는 3~4일간 집에서 머무르면서 휴식을 취하려고 하다 보니 더 그런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코로나19 환자가 올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C통증의학과 원장은 다음달 건물 임대 재계약을 앞두고 폐업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렇게 운영하느니 잠깐 쉬고 다시 개원할지를 고민해보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나름대로 쌓아온 단골 환자도 그렇고 코로나19가 종식된 다음에 자리잡기도 힘들 것 같아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건강보험 청구를 22일에서 10일 이내로 조기지급한다고 하지만, 청구 금액 자체가 많이 빠지다 보니 위안이 되기는 어렵다.  

    그는 “고정비는 그대로인데 환자들의 발 길은 뚝 끊겼다. 폐업하고 싶어진다. 실제로 주위에서 폐업하겠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라며 "해외여행을 가려니 해외에서 한국인을 거부하는 일이 많고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했다.   

    메르스 때 환자 급감을 경험했던 개원의들은 이번에도 3개월 이상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않으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 상담과 처방을 나서기에도 법적 책임 문제로 적극적으로 검토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개원의들은 “정부에 실질적인 보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임대료, 인건비, 장비비 등 고정비만이라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럴 때 저수가라는 사실이 더 크게 아쉽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