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 '의료AI 도입 이후'
의료 AI가 의료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새로운 질문이 시작됐다.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졌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다. 메디게이트뉴스가 9월 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주최한 ‘제3회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는 각 전문가 20명이 ‘의료 AI 도입 이후’를 주제로 병원·산업 현장 경험과 전망을 공유했다. 강연 기사 시리즈를 통해 의료 AI 도입 이후 달라지고 있는 의료 현장의 모습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의료 AI가 의료 현장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새로운 질문이 시작됐다.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넘어,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무엇이 달라졌고 앞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다. 메디게이트뉴스가 9월 3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주최한 ‘제3회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는 각 전문가 20명이 ‘의료 AI 도입 이후’를 주제로 병원·산업 현장 경험과 전망을 공유했다. 강연 기사 시리즈를 통해 의료 AI 도입 이후 달라지고 있는 의료 현장의 모습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본다.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흉부 엑스레이를 열면 인공지능(AI)이 작성한 예비 소견서가 먼저 나타난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빈 화면에서 판독문을 작성하는 대신 초안을 검토하고 필요한 부분을 고쳐 최종 판독을 확정한다. 숨빗AI가 제시한 생성형 의료AI의 활용 방식이다.
AI가 이상 소견을 알려주더라도 의료진이 이를 종합해 판독문을 다시 작성해야 한다면 업무 부담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 숨빗AI는 영상 분석부터 소견을 문장으로 정리하는 작업까지 지원해 전문의가 체감할 수 있는 판독 효율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숨빗AI 백재민 전략이사는 ‘2026 미래 헬스케어 트렌드 컨퍼런스’에서 의료AI가 실제로 도입되려면 판독 시간을 줄이고 전문의의 인지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병원 운영 효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이사는 “성능을 갖추고 임상시험이나 판독자 연구로 검증하는 것은 병원에 가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는 입장권에 불과하다”며 “실제 업무에 썼을 때 처리량이 늘거나 인지 부담이 줄어드는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판독 시간 42% 감소·생성 판독문 85% 수용 가능…최종 확인은 전문의 몫
숨빗AI는 판독문 초안 제공이 실제 업무 효율로 이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판독 시간과 전문의의 초안 수용 가능 여부를 평가했다.
백 이사는 이전 모델을 활용한 판독자 연구에서 AI 초안을 제공했을 때 평균 판독 시간이 42%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제품보다 초기 단계의 모델로 얻은 결과이며, 현재 제품을 사용하는 현장에서는 더 큰 효율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 단축과 함께 주목한 지표는 전문의가 AI 초안을 얼마나 수정 없이 수용할 수 있는지다. 초안을 고치는 데 손이 많이 간다면 처음부터 직접 판독문을 작성하는 편이 더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백 이사는 관련 평가에서 생성된 판독문의 약 85%에 대해 숙련된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AI가 문장을 생성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판독에 활용할 만한 초안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흉부 엑스레이 검사와 판독문이 연결된 1400만건의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고 일부 전자의무기록 정보도 연계했다. 임상 검증은 주요 소견을 57개 범주로 나눠 진행했다. 생성형 AI가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소견을 모두 개별 검증하기는 어려워 중요한 소견들을 묶어 평가한 것이다.
신뢰성 평가에서는 AI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생성하는 환각도 살폈다. 백 이사는 평가 사례의 환각 발생률이 0.3%였다고 밝히며, 임상 현장에서 오류를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성능에도 AI 결과는 전문의의 확인을 거쳐야 하는 ‘예비 소견서’다. 백 이사는 전문의가 AI의 소견을 참고해 자신의 판단을 판독문으로 정리하도록 돕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반드시 초안을 확인해줘야 한다”며 전문가의 판단과 모델의 성능이 함께 안전장치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또한 PACS 안에서 판독에 걸린 시간과 초안의 수정·수용 정도를 살펴 의료진이 AI 결과를 실제로 어떻게 활용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18곳 설치·약 3곳 구매 계약…병원 운영 효율로 도입 가치 입증
회사는 이러한 성능과 사용 경험이 실제 도입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백 이사에 따르면 지난 4월 1일 국내 허가를 받은 이후 제품 도입이나 평가를 희망한 국내 기관은 발표 당시 누적 42곳이었다. 이 가운데 18곳에 설치를 마쳤고, 약 3곳이 구매 계약으로 이어졌다.
백 이사는 의료AI의 경제적 가치를 판단할 때 영상의학과가 병원에서 수행하는 역할도 함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러 진료과의 판단을 지원하는 영상의학과의 생산성과 정확성, 편의성을 높이면 병원 운영 전반의 효율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운영 효율을 실제로 높여 병원의 근본적인 수익성이 개선될 때 의료AI가 성공적으로 도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숨빗AI는 현재 CT 분야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백 이사는 앞으로 의료진의 판독 방식과 판독 결과물의 활용 과정을 더 깊이 살펴 제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쓰는 기술이 비전언어모델이냐 생성형 AI냐보다 사용자와 만나는 지점을 어떻게 만들어 제공할 것인가가 중요하다”며 “판독을 어떻게 하는지부터 그 결과물이 어떻게 쓰이는지까지 더 많이 탐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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