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이화여대 의과대학 학생회가 복지부 박민수 차관의 ‘여성 의사 수가 많아진 영향으로 의대증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박 차관은 지난 20일 중수본 정례 브리핑에서 “의사 부족 추계 과정은 여성 의사 비율의 증가, 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 차이 등을 가정에 다 집어 넣어서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화의대 학생회는 21일 성명서를 통해 “구시대적이고 차별적인 여성 의료인 비하 발언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서에는 전국 26개 의대 학생회도 연대의 뜻을 표했다.
이화의대 학생회는 “박민수 차관의 해당 발언은 여성 의료인 전체에 대한 공격이다. 발언의 구체적 논거를 공개하길 요구한다”며 “박 차관은 우리나라 최고 연구기관에서 보고서 형태로 발간된 것을 참고하라고 했으나 출처 미상의 불분명한 자료를 정당한 근거로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여성 의사들의 근로시간이 적기 때문에 의료인력으로서 효율이 떨어진다는 발언에서는 애당초 여성과 남성을 동등한 인력으로 간주하지 않는 성차별적 시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그런데 이것을 의대증원의 근거로 삼는 건 도저히 합리적인 사고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학생회는 “박민수 차관의 성차별적 언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에도 여성 인력에 대해 ‘자신감이 없고 규정에만 매달린다. 전문가적 자신감을 가져달라’고 발언한 바 있다”며 “여성의 전문성을 무분별하게 비하하는 태도는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줌도 개선되지 않은 것이냐”고 했다.
이어 “모든 의사는 동일한 교육을 수료함에도 박 차관은 근거 없는 말로 여성 의사의 능력과 전문성을 폄하했다”며 “심지어 터무니없는 수의 의대증원 정책의 근거로 성차별적 논리를 내세우면서, 뜻을 하나로 모으기 시작한 의대생들을 분열시키려 한다”고 했다.
학생회는 “대한민국 여성의학 교육 및 의료인 양성의 시작인 이화의대의 구성원으로서 이화의대의 설립 이념 자체를 뒤흔드는 중대한 혐오 발언을 묵과할 수 없다”며 “박민수 차관이 망언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해명하길 강력히 요구하며, 더 나아가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