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정은경 장관 ‘국립의전원 NMC 옆’ 발언에 남원 발칵…서남의대 정원 49명 어디로

    서울 NMC 연계론 “교육·임상 인프라 집적”…남원 측 “공공의료·균형발전 취지 역행”

    2018년 서남대 폐교 후 남원 설립 추진…예정부지 55% 확보했지만 현행법에는 소재지 명시 없어

    기사입력시간 2026-07-31 19:54
    최종업데이트 2026-07-31 19:54

    보건복지부 정은경 장관.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NMC) 인근에 설립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면서 국립의전원 소재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2029년 개교를 목표로 국립의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NMC와 교육·수련 기능을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2018년부터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한 국립 공공의료 인력 양성기관 설립을 준비해 온 전북과 남원은 정부가 기존 약속을 뒤집으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은경 장관 ‘NMC 옆 부지’ 언급…국립의전원 서울 설립론 부상
     
    신축이전 예정인 국립중앙의료원 조감도
    논란은 정 장관이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국립의전원 부지를 언급하면서 시작됐다.

    정 장관은 “국립의전원 수련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이 될 텐데, 의료원 옆에 국립의전원 부지를 확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서울 중구 방산동 미공병단 부지로 신축 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전 후 남게 되는 기존 을지로 부지를 공공의료 복합단지와 국립의전원 기반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정 장관의 발언이 국립의전원 부지를 최종 확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설립 주무 부처 장관이 서울 NMC 인근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국립의전원 본교가 서울에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확산했다.

    국립의전원을 서울 NMC와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의 핵심은 교육과 임상수련 기반이다.

    국립의전원은 국가가 직접 공공의료 분야 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학생에게 학비 등을 지원하고, 졸업 후 의사면허를 취득하면 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에서 15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구조다.

    국립의전원의 특성상 교육기관과 대표 수련병원을 긴밀하게 연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립의전원 학생들이 NMC의 진료·연구·공공의료 현장을 중심으로 임상교육과 수련을 받으면 교수진과 교육시설, 다양한 임상 사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신축 이전 후 남게 되는 NMC 기존 부지를 활용해 공공의료 교육과 연구, 정책 기능을 집적한 복합단지를 조성하자는 구상도 제시되고 있다. NMC 역시 기존 부지를 공공의료 인력 양성기관과 연구·교육시설이 결합한 공공의료 허브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장관도 NMC가 국립의전원의 주요 수련병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립의전원과 NMC를 인접한 곳에 배치해 교육과 수련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가 국립의전원의 서울 설립을 공식 결정한 것은 아니다. 복지부는 국립의전원 설립준비위원회를 통해 기반 시설과 교육과정 등 주요 사항을 논의하고 있으며, 부지 선정과 캠퍼스 운영 방식도 향후 검토할 예정이다.

    남원 “서남의대 정원 49명 활용한다더니…정부 약속 뒤집나”

    남원 측은 국립의전원 설립 논의 자체가 서남대 의대 폐교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서남대는 2018년 폐교됐다. 당시 정부와 여당은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해 전북 남원에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후 학교 명칭과 형태가 국립공공의대에서 국립의학전문대학원으로 바뀌었지만, 남원은 이를 기존 계획의 연속선상으로 보고 국립의전원 설립을 준비해 왔다.

    남원시는 남원의료원 인근에 전체 예정 부지 6만4792㎡를 정하고 감정평가와 보상 협의를 진행했다. 현재 약 55%의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의전원 설립을 위한 설계비 확보와 연내 부지 확정도 정부에 요구해 왔다.

    전북과 남원은 정부가 서남대 의대 정원을 활용해 남원에 공공의료 인력 양성기관을 설립하겠다는 전제 아래 관련 절차를 추진해 놓고, 뒤늦게 서울 NMC 인근을 언급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전북특별자치도의사회도 남원 설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경호 전북도의사회장은 “전북의사회는 국립의전원을 남원에 유치하고 정원은 기존 서남의대 정원 범위 안으로 제한한다는 조건을 전제로 설립에 찬성해 왔다”며 “정부의 서울 설립 추진은 지역의 오랜 염원과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밝혔다.

    전북의사회는 국립의전원을 남원에 설립하고 전북지역 거점 의료기관과 남원의료원을 수련기관으로 연계하면 학생들이 지역 의료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지역에 정착할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남원에 국립의전원이 들어서면 학생과 교수, 의료 인력이 지역에 정착하고 교육·연구·진료가 선순환하는 지역 의료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며 “남원 유치는 특정 지역의 이기주의가 아니라 지방의료를 살리기 위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전북과 남원은 국립의전원의 목적 자체가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부족을 해소하는 데 있는 만큼 의료와 교육 인프라가 이미 집중된 서울에 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정책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학교가 서울에 있으면 졸업 후 15년간 공공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하더라도 학생들이 교육 과정에서 지역 의료현장과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대로 남원에서 교육받고 전북을 비롯한 지역 공공병원에서 실습과 수련을 받으면 지역 정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행법에는 소재지 명시 없어…‘남원 설립 약속’ 법적으로 승계됐나

    논란이 커진 배경에는 지난 5월 제정된 국립의전원법에 학교 소재지가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있다.

    국립의전원법은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국가가 국립의전원을 설립하고, 학생의 학비 등을 지원하며, 졸업생이 15년간 공공의료 분야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를 남원이나 특정 지역에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은 법률에 담기지 않았다.

    국립의전원법이 서남대 의대 폐교 이후 이어진 남원 공공의대 설립 논의에서 출발한 것은 분명하지만, 법률상으로는 과거 남원 계획과 별개의 국가 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정원도 쟁점이다.

    남원 측은 서남대 의대 폐교로 남은 정원 49명을 국립의전원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북의사회 역시 국립의전원 정원을 서남대 의대 정원 범위로 제한하는 것을 전제로 설립에 찬성해 왔다고 밝혔다.

    반면 정부는 국립의전원 정원과 학생 선발 방식 등을 대통령령과 향후 설립준비위원회 논의를 통해 확정할 예정이다. 국립의전원 정원이 기존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그대로 승계하는지, 별도의 의대 정원을 활용하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

    국립의전원 입법 과정에서는 매년 100명을 선발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이 경우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만을 활용해 국립의전원을 운영하려던 과거 남원 계획과는 규모부터 달라진다.

    결국 국립의전원이 서남대 정원을 기반으로 한 남원 공공의대의 후속 모델인지, 국가가 새로운 정원으로 별도 설립하는 공공의료 교육기관인지에 따라 부지 선정의 논리도 달라질 수 있다.

    남원 측은 정책 추진의 역사와 정부 약속을 근거로 남원 설립이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서울 NMC 연계론은 새로 제정된 법률에 따라 교육과 수련의 효율성을 중심으로 최적의 부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논리로 맞서고 있다.

    한편, 국립의전원 설립준비위원회는 학교 기반 시설과 조직, 교육과정, 학생 지원 및 의무복무 등 주요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 절차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하위법령안에도 구체적인 학교 소재지는 제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