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의사들이 약물을 처방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속성은 약효지만 많은 의사가 처방 시 제약사 브랜드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제약회사 중 매출이 가장 높았던 유한양행은 윤리성이나 R&D, 신뢰도 등 긍정적 항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의사 전용 커뮤니티이자 메디컬 리서치&컨설팅 서비스 메디게이트가 8월 16~20일까지 병·의원급에 종사하는 개원의와 봉직의사 1000명을 대상으로 국내 20개 제약사에 대한 의사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설문 조사했다.
대상 기업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의 지난해 전문의약품 매출 기준 상위 20개 제약사다. 조사는 원래 2주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의사들의 뜨거운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로 5일만에 종료됐다
설문 내용은 ▲최근 1개월 브랜드 처방경험 ▲최근 1개월 영업사원(MR) 방문경험 ▲처방 결정 시 고려사항 ▲브랜드별 이미지 등 7가지였고, 브랜드별 이미지로는 10개 세부 항목에 관해 조사했다.
전문과별 응답자 수는 내과 의사가 190명으로 가장 많았고, 가정의학과 159명, 일반의 58명, 기타 583명이었다. 근무처 별로는 의원이 70%를 차지했으며, 병원 21%, 요양병원 9%이었다.
최근 1개월간 처방경험 가장 많은 곳은 한미약품
조사 결과 최근 1개월 이내 처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의사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한미약품(78%)이었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기준 한미약품보다 매출액이 더 높았던 대웅제약과 유한양행은 각각 71%, 60%로 그 뒤를 따랐고, 종근당과 JW중외제약이 각각 58%, SK케미칼 49% 순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회사들은 대개 30~40%대 비율을 기록한 가운데 신풍제약과 한림제약, 경동제약은 20% 초반 대에 그쳤고 한국휴텍스제약은 17%로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다.
최근 1개월 이내 MR 방문 경험이 있는 회사를 꼽은 비율은 처방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과 순위가 대개 유사했다. 한미약품이 46%로 가장 많았고, 대웅제약 38%, 종근당 36%, 유한양행 32%, JW중외제약 27%, SK케미칼 25% 순이었다.
의사들은 제품 처방 결정 시 가장 중요한 속성으로 약물 효과(43%)를, 다음으로 임상 경험(13%), 제약사 영업사원 활동(11%)을 꼽았다.
제약사 이미지(4%)는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졌으나 제품 처방을 결정할 때 제약회사 브랜드를 얼마나 고려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74%가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일차진료의사 중 매우 고려한다는 비율은 19%나 됐다.
긍정적 이미지 가장 높은 곳은 유한양행
총 10 항목을 통해 제약회사의 브랜드별 이미지 점수를 0~7점 척도(scale)로 측정했을 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에서 가장 후한 점수를 받은 기업은 유한양행이었다.
사회 공헌 측면에서 다른 제약사는 4점 대인 반면 유한양행은 유일하게 5점을 넘어 1위를 차지했고, 한미약품과 종근당 2개 회사만 3점 대에 머물렀다.
윤리적으로 깨끗한 기업 항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유한양행이 5.35점을 받으며 1위를 차지했고, 한독이 2위, 동아에스티와 보령제약, SK케미칼이 공동으로 3위를 기록했다.
R&D 측면에서도 유한양행이 앞섰다. 투자를 통한 기술 선도 기업 항목에서 1위는 유한양행이었고 한미약품과 SK케미칼이 비슷한 점수로 뒤를 이었다.
판매하는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에서 유한양행이 유일하게 5점대로 앞섰고, 대웅제약과 한독이 5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며 2, 3위를 기록했다.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고객의 요구 확인 및 대응에 최선을 다하는 기업 항목에서는 유한양행과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순으로 점수가 높았다. 이 순위는 학술마케팅 중심의 디테일 메시지 전달 능력, 다양한 마케팅 툴을 이용한 선진성과 다각화 추구 등 마케팅 관련 두 항목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메디게이트 관계자는 "메디게이트는 국내 및 글로벌 제약사를 상대로 다양한 리서치 활동을 하고 있고, 매년 진행하는 브랜드 인지도 조사는 대상기업을 외국계 제약사로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들의 인식과 미충족 수요 등을 파악하고, 이를 해소할 컨설팅 방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