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6번 이용민 후보 선거대책본부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공의대 설립 주장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더욱 왜곡되게 만드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1990년대 정부는 지역별 의료 공급 불균형을 줄이고,지역대학을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집중적으로 의대 개설을 허가해줬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교육 인프라, 교수 등이 부족했고 제대로 된 대학병원도 하나 없는 학교들에도 의대 설립을 인가해줬다는 것이다. 선대본부는 "이후 부실의대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됐으며,대표적인 학교가 서남대"라고 지적했다.
서남대 폐교로 지역 여론에 반발이 생기자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용호 의원은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공공의과대학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발의했다. 선대본부는 "법안 취지는 의료 취약지역에 의료 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이었다"라며 "실제로는 지역구 주민들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포퓰리즘 법안"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립대는 남원 캠퍼스를 추진하면서 공공의대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선대본부는 "국회토론회에서 발표한 서울시립대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부실 교육이 되풀이될 우려가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라며 "공공의대 설립 시 학생들에게 교육비 지원과 같은 학비 문제만 밝히고, 교육 과정 내용이나 교수진 충원 계획, 부속병원 선정 및 실습 교육 방안 같은 실질적인 내용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라고 했다.
선대본부는 "졸업 이후 전공의 수련은 각 지방 의료원에서 할 수 있고, 전문의 취득 후 9년간 공공의료 근무를 의무화 한다는 내용만 말했다"라며 "서남의대가 왜 부실 의대로 지목되고, 폐교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 내 의대 개설만을 목적으로 부속병원 선정 계획이나 체계적인 교육 과정 발표 등의 필수적인 준비도 없이 의대 개설을 시도했다"고 했다.
의대 설립이 의료취약지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공공의대 설립 관련 토론회 자리에 패널로 참석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웅 연구기획조정실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대비해 우리나라는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65% 수준으로 부족하다"라며 "공공의대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선대본부는 “의료 취약지 문제의 핵심에는 저수가와 열악한 인프라가 자리잡고 있다”라며 “의료 취약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적은 환자를 봐도 의료기관이 유지될 정도로 수가 보전을 해주고, 환자들이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접근성이 향상되도록 교통 인프라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선대본부는 “이런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의사 수만 늘리고, 공공병원만 늘리는 것은 절대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의사수는 부족하지만 의사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 의료행위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선대본부는 “OECD 통계를 보면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대한민국이 낮은 것으로 나오지만, 국민 1인당 연간 의사진찰건수는 14.9건으로 OECD 국가 중에 최고를 기록했다”라며 "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의료비는 7.1%로 평균보다 낮았다"고 했다.
또 2013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국민의 보건의료지표(OECD Health at a Glance 2013)'를 보면 2000년 대비 2011년 활동 의사 수는 56.9%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에 OECD 평균 증가율의 3배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선대본부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은 미래를 내다보지 않는 근시안적인 발상에서 비롯됐다”라며 “의사 수 증가는 필연적으로 의료 행위량 증가나 전체 의료비 증가로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선대본부는 “현재도 부실 교육 논란이 있는 의대들을 철저히 조사해 부실 교육이 시정되지 않으면 퇴출시켜야 한다”라며 "의대 설립부터 운영, 발전 등의 장기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개설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선대본부는 "무분별한 법안을 발의한 국회, 정책적으로 이를 추진하려는 보건복지부, 준비 없이 의대를 설립하는 교육계 등은 당장 공공의대 설립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