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국내 의사수입 자료에 대해 "왜곡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언론에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의사수입 자료를 비교하해 한국 의사수입이 OECD 최상위권으로 보도했는 데, 전문의이면서 봉직의인 경우의 자료를 인용했다.
OECD 데이터의 의사수입 자료는 전문의-봉직의 이외에도 전문의-개원의인 경우, 일반의-봉직의와 일반의-개원의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
31일 의료정책연구원에 따르면 OECD의 의사수입은 환율(US$ Exchange)과 구매력평가지수를 반영한 PPP환율(US$ PPP) 두 가지로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에선 구매력평가지수가 반영된 PPP환율 위주로 결과를 발표했다.
PPP환율엔 생활물가를 비롯한 여러 요인들이 큰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Energy Dependence on Import)가 높으므로 생활물가, 국제유가 가격, 원자재 수입 가격 등이 PPP환율에 많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국민 1인당 GDP는 OECD 38개 국가 중 18위로 중간수준에 해당한다. 한국보다 국민 1인당 GDP가 높은 17개 국가는 순서대로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스위스, 미국,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스웨덴, 독일, 호주, 아이슬란드, 벨기에, 핀란드, 영국, 캐나다, 프랑스가 있다.
한국보다 국민 1인당 GDP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수입 자료(전문의-봉직의 기준)를 제출하지 않은 국가는 스위스, 미국, 오스트리아, 호주, 캐나다로 5개 국가이다. 한국보다 의사수입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또한 의사수입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국가이다.
국민 1인당 GDP가 1위인 룩셈부르크는 2015년 이후로 의사수입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의료정책연구원은 "한국 의사 수입은 전문의-봉직의의 경우 환율과 PPP환율을 적용했을 때 8위와 2위로 차이가 크다"며 "전문의의 경우 PPP환율을 적용하면 2위로 나타났지만 한율을 적용하면 8위로 중위권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구원은 "일반의의 경우는 OECD 중하위권으로 나타났다"며 "일반의-봉직의는 19개 국가 중에서 환율을 적용하면 9위, PPP환율에서는 8위로 나타났고, 일반의-개원의 경우에는 15개 국가 중에서 환율을 적용하면 14위, PPP환율을 적용하면 11위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OECD 의사수입 자료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국가별로 의사수입 자료제출 현황이 상이하다고 판단했다"며 "OECD 의사수입 자료는 전문의-봉직의, 전문의-개원의, 일반의-봉직의 일반의-개원의 등 4가지로 구분되어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 환율과 PPP환율이 적용된 결과의 차이가 크다"고 전했다.
의료정책연구원 우봉식 원장은 "최근 의대정원 관련 논의 과정에 일부 국책연구기관에서 왜곡된 OECD 의사수입 자료를 발표하고, 언론에서 이를 인용해 ‘마치 한국 의사수입이 OECD 최상위권인 것처럼 주장’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필수의료나 지역근무를 기피하는 것처럼 도덕적으로 비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명분으로 의대정원을 늘리려는 여론몰이를 하는 것은 지금도 위태로운 건보재정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심각한 부작용만 낳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