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최대집 회장·임원진 탄핵안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찬성표를 던진 대의원들은 물론 일반 회원들은 충격에 빠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회원들로부터 의협 회비 거부 납부 운동이 나오는가 하면 제2의 의협 탄생의 필요성까지 제기됐다.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28일 성명서를 통해 “높이 타오르던 투쟁의 불씨를 무참히 짓밟고 날치기 합의를 통과시킨 최대집 회장 탄핵안 부결에 처참함을 금할 길이 없다”라며 “기득권 선배 의사들인 대의원회는 13만 회원의 간절한 요구인 탄핵을 부결시킴으로써 그 존재 의미를 완전히 상실했다”고 밝혔다.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탄핵 대상인 집행부가 대의원회와 한 몸이 돼 회의장을 장악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광경을 민초의사들은 똑똑히 보았고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행동하는 여의사회는 “직접 선거를 원칙으로 하는 대의원 선출 방식을 철저히 무시하고 밀실 권력집단이 된 현 대의원회의 전원 사퇴를 촉구한다”라며 “전 회원의 직접 투표에 의해 새로운 대의원회를 구성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대표 자격이 없는 최대집 회장 및 집행부는 자진 사퇴해 13만에 사죄해야 마땅하다. 자진사퇴 거부 시 탄핵을 위한 전체 회원 투표를 실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며 “현 집행부와 대의원회 전원 사퇴까지 의협 회비 납부를 무기한 거부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성명서를 통해 "회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희망을 짓밟은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자진사퇴하고 해산하라"라며 "현재 집행부과 대의원회가 아닌 의사들의 목소리를 올바로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나가야 할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
병의협 비대위는 "회원들은 정부 정책에 협조자로 전락하고 잘못된 결정으로 인해 투쟁 대오를 와해시킨 현 의협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을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또한 현 의협 집행부 인물들로는 향후 강경 투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비대위 구성의 필요성을 절감해 반드시 비대위가 구성되기를 원했다“라며 ”의협 대의원회는 현 의협 집행부를 재신임 하고 비대위 구성을 반대함으로써 투쟁은 불필요한 것이고 대의원들은 앞으로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했했다.
병의협 비대위는 "수많은 의사 회원들과 의대생들이 임시총회 장소까지 찾아가서 대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대의원들은 그 목소리와는 정반대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의료계의 미래를 망치는 주범이 자신들임을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의사 회원들과 의대생들은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의 어떠한 결정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의사들의 목소리를 올바로 대변할 수 있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나가야 할 상황에 놓였다“라며 ”회원들의 뜻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자신들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조직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젊은 의사들을 중심으로 의협을 견제하는 동시에 의협과 별도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A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이번 임총에서 회장 탄핵안은 부결됐더라도 찬성표가 전체(203표)의 절반을 넘는 114표가 나왔다는 것은 의협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찬성표를 던진 대의원들과 일반 회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한동안 충격과 혼란은 계속될 것이고 의협의 개혁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B지역의사회 관계자는 “우선 10월 9일까지 진행하는 대한전공의협의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의협 전공의대의원 수를 늘리고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에서 전공의들의 위원 구성을 대폭 요구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선거 이후 전공의들이 의협과 보조를 맞출지를 살펴봐야 한다. 전공의를 중심으로 대한병원협회가 독립했던 것처럼 의협과 별도의 젊은 의사단체를 출범하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C개원의단체 관계자는 “임총이 끝난 이후 경남대의원 5명 사퇴에 이어 지역별로 사퇴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대의원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물론 회원들에 의해 대의원회 무용론까지 펼쳐지고 있다”라며 “젊은 의사 중심으로 대의원회의 선택에 충격을 받고 의협 회비 납부를 거부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고 실제 회비 납부 거부 문의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D개원의단체 관계자는 "내년 3월 의협회장 선거까지 사태 수습이 되지 않은 상태로 갈 수 있다. 조만간 각종 단체와 일부 강성 회원들로부터 더 많은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내부 개혁 요구와 함께 의협회장 선거전이 일찌감치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