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일부 수련병원장들이 9월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들의 수도권 소재 병원은 물론 타 전문과 지원을 원천적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전체 회원병원을 대상으로 연 온라인 긴급회의에서 이 같은 의견이 나왔다.
전국 수련병원장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발표한 미복귀 전공의 대상 행정처분 철회, 사직 전공의의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 허용 방침과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특히 회의에서 화두가 된 것은 지방 수련병원에서 근무했던 전공의들이 사직서 수리 이후 대거 수도권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필수과 전공의들이 인기과 1년차로 전문과 자체를 갈아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지방 소재 A대학병원 병원장이 사직 전공의들의 수도권 지원과 타 전문과 지원을 원천 제한하자고 주장했고, 일부 병원장들도 공감하며 보건복지부에 이같은 조치를 건의해야 한다고 동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B수련병원 관계자는 "만약 빅 5병원을 중심으로 가을턴 선발이 대거 이뤄지면 지방 사직 전공의들이 수도권으로 올라오고, 기존 병원에서 수련받던 전공의들은 정작 갈 길을 잃는다. 이후 후배 전공의들까지 피해를 보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라며 "이로 인해 결국 지방의료는 물론 전공의 수련 시스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C수련병원 관계자는 "수련병원장들이 전공의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복지부에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불이익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건의해왔다. 하지만 병원장들이 어떻게든 사직 전공의들에게 불이익을 주려는 형태를 동조하고 있다"라며 "사직 전공의들의 수도권 병원은 물론 타 전문과 지원까지 금지한다면 개인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일단 전공의들의 사직이 처리되는 순간 경우의 수가 많아져서 카오스가 시작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병원장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것"이라며 "결국은 정부가 2025년도 정원이 확정됐다는 고집을 꺾고 전공의와 대화를 시작하는게 우선이다. 이대로는 지방의료, 필수의료가 우선적으로 붕괴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복지부는 전날 전국 수련병원에 이달 15일까지 소속 전공의의 복귀∙사직 여부를 확인해 결원을 확정하고, 17일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 신청을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복지부는 이같은 요구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내년도 전공의 정원 감원 등이 이뤄질 수 있다며 기한을 지켜 조치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