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대부분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로의 도약을 꿈꾸지만, 블록버스터 개발 보다는 대부분 단기적 이익을 취하는 라이선스 아웃 전략에만 집중하고 있다.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글로벌 제약사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라는 잠재력이 큰 시장을 활용,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김한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팀장(유한양행 BD(Business development·사업개발)팀장)은 최근 제약바이오협회(KPBMA) 브리프에서 '제약바이오기업이 미국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미국에 진출해야
일반적인 제약바이오기업이라면 미국에 진출하지 않아도 되지만,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미국에 진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제약사는 일반적으로 연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하고, 한 해 수십조원을 벌어들이는 제약기업을 뜻한다.
거대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는 필연적으로 미국시장을 타겟으로 삼게 되며, 독점권을 확보할 경우 매출 창출이 용이하므로 통상적으로 신약을 의미한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단적으로 매출 기준 세계 최상위 10개 제약사 중 5개사(AbbVie, Johnson & Johnson, Bristol Myers Squibb, Merck & Co., Pfizer)의 본사가 미국에 포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등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제약사들이 10여곳이 있으나 아직까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없어 글로벌 제약사 체급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김 팀장은 "결국 글로벌 제약사의 체급은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고 상업화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느냐로 결정된다"면서 "그러나 대규모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 기준으로는 한참 영세한 국내 제약사들이 현실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실제 미국의 경우 초기 후보물질 발견(initial discovery)부터 상용화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며, 신약 개발을 위한 순수 R&D 비용만 통상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제약사가 요구되는 자금과 시간을 당장 투입할 역량이 없다면 전략적이고 순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채택할 경우 국내 제약사가 특장점을 보유한 신약개발 단계만을 수행하고, 자금과 전문성이 결여된 단계는 외부 기관을 통해 수행해 글로벌 제약사의 총체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미 다수의 국내 제약사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나, 신약 후보물질을 초기단계까지만 개발하고 글로벌 제약사에 아웃 라이센싱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초기단계 아웃 라이센싱 전략으로는 글로벌화 불가능"
김 팀장은 "초기 단계 아웃 라이센싱 모델은 태생적 약점을 갖는다. 임상1상 진행시 아웃소싱에 대한 이익을 공유해야 하며, 초기 단계 아웃라이센싱 모델만 채택하거나 후보물질을 원천사로부터 도입만 하면 전문성을 내재화하기 어렵다"면서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 자본과 전문성 한계로 채택할 수밖에 없는 초기 단계 아웃 라이센싱 모델의 약점을 극복하려면 BD역량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이센스 인의 경우에는 도입하려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삭감 포인트를 찾아내 원천사와 협상을 해야 하며, 라이센스 아웃은 전임상 또는 초기임상을 수행해 후보물질에 추가한 가치를 적절히 인정받는 것은 물론 해당 파이프라인이 기술수출 대상인 글로벌 제약사의 파이프라인과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에 대한 가치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협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라이센스 인·아웃을 벗어나 유동성 있는 전략적 제휴모델을 제안해 상대방이 전문성을 보유한 분야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도록 협상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팀장은 "무엇보다도 고도화된 BD 역량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이익이 배분되는 구조라도 꾸준히 블록버스터 신약을 배출한다면 캐시카우(cash cow)역할을 훌륭히 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국내 제약사는 자본 확보와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져 신약 개발과 상업화 전(全)주기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블록버스터 신약을 연속적으로 개발한 이후의 상업화 준비도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글로벌 매출을 일으키는 기존의 시장에서는 마케팅 역량을 확보해야 하며, 더 나아가서는 신시장 개척을 통한 사업확장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다케다를 예로 들면서, 신약 출시에 앞서 애보트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신약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 노하우를 체득하는 전략적 제휴의 틀을 마련했고, 미국시장에 진출해 나이코메드를 인수해 신흥제약시장에도 성동적으로 진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케다는 지난 1980년 중반부터 1990년 초반까지 블록버스터 신약을 연속적으로 출시해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김 팀장은 "물론 상당수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들을 상대로하는 라이센싱아웃만으로도 벅차지만, 초기 단계 모델 고도화나 역량 구축 등 선제적인 미래 준비 없이는 블록버스터 신약개발은 단발성 호재로만 그칠 것"이라며 "블록버스터를 개발한 후 글로벌제약사로 성공하려면 그에 걸맞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곳,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의 역량을 습득할 수 있는 상대가 가장 많은 곳, 아울러 정부 지원 인프라가 이미 가장 많이 구축돼 있는 곳인 '미국'에 전초기지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글로벌 제약사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라는 잠재력이 큰 시장을 활용,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김한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글로벌팀장(유한양행 BD(Business development·사업개발)팀장)은 최근 제약바이오협회(KPBMA) 브리프에서 '제약바이오기업이 미국에 진출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미국에 진출해야
일반적인 제약바이오기업이라면 미국에 진출하지 않아도 되지만,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미국에 진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제약사는 일반적으로 연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보유하고, 한 해 수십조원을 벌어들이는 제약기업을 뜻한다.
거대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는 필연적으로 미국시장을 타겟으로 삼게 되며, 독점권을 확보할 경우 매출 창출이 용이하므로 통상적으로 신약을 의미한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단적으로 매출 기준 세계 최상위 10개 제약사 중 5개사(AbbVie, Johnson & Johnson, Bristol Myers Squibb, Merck & Co., Pfizer)의 본사가 미국에 포진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등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제약사들이 10여곳이 있으나 아직까지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없어 글로벌 제약사 체급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김 팀장은 "결국 글로벌 제약사의 체급은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고 상업화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느냐로 결정된다"면서 "그러나 대규모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 기준으로는 한참 영세한 국내 제약사들이 현실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실제 미국의 경우 초기 후보물질 발견(initial discovery)부터 상용화까지 통상 10년 이상이 소요되며, 신약 개발을 위한 순수 R&D 비용만 통상 수백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제약사가 요구되는 자금과 시간을 당장 투입할 역량이 없다면 전략적이고 순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채택할 경우 국내 제약사가 특장점을 보유한 신약개발 단계만을 수행하고, 자금과 전문성이 결여된 단계는 외부 기관을 통해 수행해 글로벌 제약사의 총체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미 다수의 국내 제약사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나, 신약 후보물질을 초기단계까지만 개발하고 글로벌 제약사에 아웃 라이센싱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초기단계 아웃 라이센싱 전략으로는 글로벌화 불가능"
김 팀장은 "초기 단계 아웃 라이센싱 모델은 태생적 약점을 갖는다. 임상1상 진행시 아웃소싱에 대한 이익을 공유해야 하며, 초기 단계 아웃라이센싱 모델만 채택하거나 후보물질을 원천사로부터 도입만 하면 전문성을 내재화하기 어렵다"면서 "대부분 국내 제약사들이 자본과 전문성 한계로 채택할 수밖에 없는 초기 단계 아웃 라이센싱 모델의 약점을 극복하려면 BD역량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라이센스 인의 경우에는 도입하려는 파이프라인에 대한 삭감 포인트를 찾아내 원천사와 협상을 해야 하며, 라이센스 아웃은 전임상 또는 초기임상을 수행해 후보물질에 추가한 가치를 적절히 인정받는 것은 물론 해당 파이프라인이 기술수출 대상인 글로벌 제약사의 파이프라인과 창출할 수 있는 시너지에 대한 가치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협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필요에 따라서는 라이센스 인·아웃을 벗어나 유동성 있는 전략적 제휴모델을 제안해 상대방이 전문성을 보유한 분야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도록 협상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팀장은 "무엇보다도 고도화된 BD 역량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이익이 배분되는 구조라도 꾸준히 블록버스터 신약을 배출한다면 캐시카우(cash cow)역할을 훌륭히 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국내 제약사는 자본 확보와 재투자하는 선순환이 이뤄져 신약 개발과 상업화 전(全)주기 역량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블록버스터 신약을 연속적으로 개발한 이후의 상업화 준비도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글로벌 매출을 일으키는 기존의 시장에서는 마케팅 역량을 확보해야 하며, 더 나아가서는 신시장 개척을 통한 사업확장이 가능하도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다케다를 예로 들면서, 신약 출시에 앞서 애보트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신약 개발과 글로벌 마케팅 노하우를 체득하는 전략적 제휴의 틀을 마련했고, 미국시장에 진출해 나이코메드를 인수해 신흥제약시장에도 성동적으로 진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케다는 지난 1980년 중반부터 1990년 초반까지 블록버스터 신약을 연속적으로 출시해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사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김 팀장은 "물론 상당수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제약사들을 상대로하는 라이센싱아웃만으로도 벅차지만, 초기 단계 모델 고도화나 역량 구축 등 선제적인 미래 준비 없이는 블록버스터 신약개발은 단발성 호재로만 그칠 것"이라며 "블록버스터를 개발한 후 글로벌제약사로 성공하려면 그에 걸맞은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곳,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의 역량을 습득할 수 있는 상대가 가장 많은 곳, 아울러 정부 지원 인프라가 이미 가장 많이 구축돼 있는 곳인 '미국'에 전초기지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