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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제네릭·바이오시밀러 확대·공급망 다변화 추진…국내 제약기업 진출 기회

    "바이든 정부 약가 인하 추진·신흥 거점시장 진출 기회, 정부 컨설팅 지원 필요"

    기사입력시간 2021-06-30 01:44
    최종업데이트 2021-06-30 01:44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의료비 지출 관리를 위해 약가 인하, 제네릭·바이오시밀러 사용 권장 등의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민 건강권 확보를 위해 필수의약품의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장우순 본부장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강령우 팀장은 제약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29일 공동 개최한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 대응 제약·바이오 설명회에서 이 같은 제약시장 변화를 소개하고 국내 기업들의 진출 확대를 위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 대응 제약·바이오 설명회 영상 갈무리.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제약 공급망 차질을 경험한 미국, 유럽 정부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자 국가 주도산업 육성 정책과 핵심 의약품 생산시설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유럽 외에도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는 파머징(제약·Pharmacy+신흥·Emerging) 국가들 역시 팬데믹 영향에 따라 필수 의약품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바이오헬스 정책과 산업의 대대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실제 미국 바이든정부의 바이오헬스 정책에 따르면 코로나19 극복을 최우선으로 감염병 등 공중보건과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등을 위해 바이오 혁신 가속화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관련 연구개발을 촉진·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건강보험 대상자를 97%로 확대하고 의료비 절감과 약가 통제 등의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며, 오리지널의 50~80% 수준의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의 처방을 장려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오바마 행정부 당시 시행된 암 정복 프로젝트(Cancer Moonshot Initiative)를 재추진키로 했으며, 이에 따라 대규모 암환자 데이터 분석, 환자 맞춤형 항암치료, 연구프로젝트 지원 등을 추진 중이다. 지원하는 연구프로젝트 70여개에는 종양맵핑, 약물내성 해결, 암 예방검진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강령우 팀장은 "미국 정부가 강력한 보건의료 컨트롤타워로서 의료비 절감과 환자 보호 등을 위해 보건의료에 적극 개입할 계획이며, 이 같은 정책은 한국의 제약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특히 바이오시밀러 장려 정책으로 2020년 323억원 규모에서 오는 2023년 6조원으로 대폭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종근당, 동아에스티, 알테오젠 등 글로벌 특허 만료에 따라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의 기회가 확대되는 만큼, 정교한 진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동시에 암정복프로젝트, 바이오혁신 정책 등을 고려해 우리나라 정부도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적극 도전할 수 있도록 임상시험, 신약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 대응 제약·바이오 설명회 영상 갈무리.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장우순 본부장도 "코로나19팬데믹으로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의약품을 무기화하고 있으며, 제약 주권과 제약 안보에 대해 집중 조명하고 있다"면서 "특히 자국의 의약품 공급망 다변화와 필수의약품 자국화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본부장은 "현재 원료약 생산의 40%가 중국이며, 인도가 2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의약품 수출액 92%가 원료약으로 사실상 글로벌 원료약의 생산기지며, 인도는 미국 FDA 승인 공장이 가장 많아 원료를 토대로 완제약을 만드는 완제약 기지"라며 "우리나라도 한 때 원료약 자국화가 가능한 수준이었으나 약가일괄정책, 원가 압박, 저마진 등으로 인도, 중국 등에 우리나라 원료약 생산 기술을 주고 수입해다가 쓰면서 2019년 기준 원료약 자국 생산율은 16%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부 국가들은 공급 중단 등의 사태가 발생한 반면 국내 제약기업들이 팬데믹 초기에 발빠르게 원료약 확보에 나서면서 필수의약품 품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제네릭 1월 낙찰, 정부의 일괄 약가 인하 등이 이어진다면 우리나라도 의약품 공급에 있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 본부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도 글로벌 제약 경쟁력과 제약 주권을 동기에 갖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도 저마진으로 정체된 정밀화학, 원료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경쟁력이 상당한 국내 원료약 위탁생산개발(CDMO) 전문기업들을 중심으로 원료약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비상상황에서 빠르게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신약개발 역량을 갖춰야 하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개발이 가능한 민관 협업, 글로벌 협업체계 마련도 필요하다"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는 미국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cGMP 대응 정책을 마련하고 전주기 컨설팅을 지원하는 동시에 무균주사제, 항생제 등 특수제제의 대체 가능성을 조사해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함께 신흥 거점시장의 현지 진출 기회도 확대된만큼, 정부의 현지화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장 본부장은 "항암제가 부족한 멕시코는 정부가 수조원을 투입해 국제입찰에 나서고 있으며, 베트남과 사우디 등은 제약 육성책에 따라 자국 의약품 비중을 높이고 있다. 브라질과 러시아도 정부주도의 제약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 중"이라며 "신흥거점시장에 수출 뿐 아니라 현지 생산공장 설립, 기술이전을 통한 공동 연구개발 등의 현지화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맞춤형 컨설팅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