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대정원 확대하고 지역의사제 도입해 의사 늘리고 진료시간 줄입시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운용 부산경남대표가 대한의사협회 제42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
정운용 예비후보는 11일 오전 10시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협 회장 선거 후보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엔 최근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 회부된 서울의대 김윤 교수도 동참해 관심을 모았다.
정 예비후보 공약을 살펴보면 가히 파격적이다. 의대정원 확대를 통한 의사 수 확대,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료 확대 등 그동안 의협 회무 방향성과 반대되는 공약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정운용 예비후보는 "고령화로 인해 점점 높아질 의료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도, 지역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서도, 더 심각하고 빈번할 것으로 예상되는 팬데믹과 기후재난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의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는 늘리고 노동시간은 줄여야 한다. 특히 병원급 의료기관의 고용의사들은 잦은 당직과 밤샘 근무로 건강과 삶의 질이 크게 저하돼 있다. 이런 현실은 환자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필수의료 개선을 위해서도 그는 "단순히 의사를 늘리기만 해선 지역에서 꼭 필요한 진료를 하기보다는 도심에서 비급여 중심의 의료를 하는 의사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 이를 피하려면 처음 선발부터 국가장학금으로 양성해야 한다"며 "지역·공공의료기관에서 반드시 충분한 기간 진료를 할 것을 조건으로 의사를 배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 ▲주치의제도 도입 ▲의료영리화 중단을 위한 실손보험 규제강화와 민간보험사에 환자 정보 제공 금지 ▲비대면진료 저지 ▲대형병원 병상증설 저지 등도 공약됐다.
의권 강화를 위한 공약으론 ▲모든 고용 의사들을 위한 노동시간 상한제 ▲의사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상급병원 노동조합 설립 지원이 약속됐고 ▲전공의 고용 성차별 금지도 주요 공약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정운용 예비후보 출마를 공식화하며 서울의대 김윤 교수도 힘을 보태기 위해 기자회견을 참석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의협 밥그릇 지키기' 표현으로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 회부됐다.
김 교수는 "의협이 의사 이익만 지키기 위해 국내 의료체계나 환자는 나몰라라 하는 태도를 취하면 결국 모두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의협이 더 이상 이익만 추구하는 의료기술자 집단으로 각인되면 안 된다. 정 예비후보가 의사 집단 내에서 (의협을) 잘 이끌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운용 예비후보는 1992년 인제의대를 졸업하고 2007년 OK오병원 공동원장, 2012년 큐병원 공동원장을 역임했다. 2003년부터 부산 노숙인진료소 소장을 맡아왔고 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표, 의료민영화 저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부산운동본부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