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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5년간 임상시험 등록 기간 26% 늘어…모든 단계와 치료 영역서 관찰

    국가별 임상시험 점유율 미국·중국 증가…"시험기관과 국가 다변화할 필요성 강조"

    기사입력시간 2024-07-19 07:57
    최종업데이트 2024-07-19 07:57

    사진: 최근 5년간 임상시험 단계별 등록기간 추이(자료=아이큐비아).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최근 5년 간 전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등록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북미 지역에서의 임상시험 점유율이 크게 증가하고, 상위 10개국 쏠림 현상이 커지면서 이러한 병목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시험기관과 국가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컨설팅기업 아이큐비아(IQVIA)가 최근 '임상시험 국가 우선 순위 재고: 글로벌 다각화를 통한 신속성 강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등록기간 증가, 종양학과 신경학 분야 두드러져…신흥 기업의 임상 국가 수 감소도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모든 단계와 치료 영역에서 임상시험 등록기간이 증가해왔고, 임상시험 시작부터 등록까지 걸리는 시간은 모든 단계에서 26% 늘었다. 1상 등록 기간은 39% 증가해 2019년보다 2023년 평균 5개월, 2상은 29% 증가해 6개월, 4상은 16% 증가해 환자 모집에 평균 3개월이 더 소요됐다.

    이러한 경향은 모든 치료 영역에서 일관되게 나타났으며, 종양학은 지난 5년간 6개월, 신경학과 심혈관계에서는 5개월로 등록 기간이 가장 많이 늘었다.

    임상시험 수요와 등록 일정이 증가하면서 임상시험당 평균 국가와 시험기관 수는 15%와 20% 줄었다. 이 역시 치료 분야 전반에서 발생했지만 종양학과 신경학 분야 임상시험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신흥 바이오제약 기업은 전체 임상시험의 60% 이상을 후원하고 있지만 최근 5년 간 대형 제약사보다 임상시험 당 국가 수가 급격하게 줄었고, 단일 국가 임상시험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상 임상시험에서 신흥 제약사의 66%가 단일 국가 임상시험인 반면, 대형 제약사는 30%로 가장 크게 차이를 보였다. 이는 전체 파이프라인 국가 활용률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임상시험 당 국가 활용률 감소는 비용을 절감하려는 의뢰자의 운영 및 전략적 집중에 따른 것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추세는 임상시험 당 등록 기간을 제한하고 포화 지역 또는 치료 영역에서 모집 인원을 제한해 등록 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2019년과 2023년 지역별 임상시험 사용율 비교(자료=아이큐비아).

    중국 임상시험 늘면서 서유럽 비중 감소…중국 본사 기업의 단일 국가 임상 증가 영향

    2023년 기준 서유럽은 임상시험이 가장 많이 수행되는 지역이지만 2019년 대비 상대적 비중은 32%에서 25%로 21% 줄었다. 2019년 기준 세 번째로 임상시험이 많이 진행된 지역이었던 중앙 및 동유럽은 점유율이 17%에서 11%로 33% 줄면서 다섯 번째로 순위가 하락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유럽 점유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을 꼽았다. 같은 기간 중국의 상대적 점유율은 57% 증가해 현재 서유럽과 북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수행되는 지역이 됐다. 북미의 상대적 점유율도 17% 늘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8% 늘어 네 번째를 차지했다.

    유럽에서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임상시험 점유율이 감소했으나 중국은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점유율이 늘었다. 중국의 임상시험 증가는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 임상시험을 후원하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 본사가 있는 기업에서 중국 내 시험기관에서만 수행한 임상시험은 18%에서 26%로 늘었다. 2023년 중국에 본사를 둔 기업 중 72%가 중국에서 단일 국가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특히 종양학과 비종양학 1상, 세포 및 유전자 치료 임상시험 부문에서 기장 많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사진: 환자 가용성 및 운영 준비 상태별 국가 분류(자료=아이큐비아).

    상위 10개국 쏠림현상 심화…다음 단계 및 기회 단계 국가 등 다변화 필요성

    임상시험이 가장 많이 수행되는 상위 10개국은 미국, 중국, 호주, 스페인, 캐나다, 영국, 일본, 한국, 프랑스로,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2021~2023년 시작된 임상시험 기준 미국과 중국은 각각 4.3%, 6.1% 증가해 16%와 13% 점유율을 보였다. 나머지 8개국의 점유율은 정체되거나 하락했다.

    그 다음으로 임상시험이 많이 시행되는 10개국의 점유율은 19%이며, 그 다음 30개국은 20%, 그 외 95개국은 3%에 불과했다.

    5년 동안 상위 10개국의 임상시험 점유율은 8.6% 증가한 반면 그 다음 40개 국가는 3% 감소하고 나머지 95개 국가도 2% 감소하면서 이러한 집중도가 높아졌다.

    보고서는 "현재 준비도가 가장 높은 국가를 넘어 '다음 단계' 국가에 집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덴마크와 벨기에, 폴란드는 운영 준비도는 매우 높지만 환자 가용성이 낮다. 이들 국가는 잠재적인 수용 능력 제약을 고려하고 해결한다면 임상시험을 실시할 수 있는 즉각적인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

    또한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기회 단계' 국가는 환자 가용성은 높지만 운영 인프라 격차로 환자 수요에 비례해 임상시험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임상 연구 인프라 관련 노력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 계층에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인도는 환자 접근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기회가 상당하지만 국가 인프라와 임상 인프라 지표는 뒤처져 있다. 최근 당뇨병과 종양학 인프라에 대한 규제 간소화 및 공공-민간 투자로 특히 도시 중심지에서 운영 격차가 줄고 있고 임상시험 제공을 위한 인도 발전 로드맵이 만들어지고 있다.

    브라질 역시 환자 접근성은 높지만 규제 문제와 숙련된 임상의 연구진 역량 등 인프라 부족으로 활용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최근 규제 프로세스의 문제를 해결하는 규제법과 임상 연구 교육에 대한 공공-민간 투자를 통해 중장기 임상시험 준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남아공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역시 최근 임상시험 준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약품청과 같은 범아프리카적 노력과 함께 여러 공공-민간 투자로 역량을 구축, 이 지역의 운영 격차를 해소하고 기회를 실현하고자 한다.

    보고서는 "최근 지정학적 변동성, 바이러스 발생, 다극 세계로의 전환으로 글로벌, 지역, 로컬 임상시험 등록 및 실행에 차질이 발생했으며 병목 현상을 완화하고 신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험기관과 국가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