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료계가 비급여 보고 의무화 제도 시행을 앞두고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올해부터 대상기관 및 항목이 확대된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제도를 위한 자료제출 현황도 지지부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12일) 기준, 자료를 제출한 의원급 의료기관은 40%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은 70%가량이 자료를 제출했다.
의원급의 경우, 제출 기한(7월13일)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60%에 가까운 기관들이 여전히 자료 제출을 미루고 있는 셈이다.
이에 심평원은 13일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의료기관들에 대해서는 8월17일까지 기한을 연장해 제출하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2차 제출 기한까지 자료를 내지 않을 경우에는 의료법에 따라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제도는 국민들의 알 권리 보장과 합리적 의료이용 선택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지난 2013년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시작된 제도다. 올해부터는 의원급까지 대상이 확대됐고, 공개항목도 지난해 564개에서 올해 616개로 늘었다.
이에 따라 의원급 의료기관이 심평원에 제출해야 하는 자료는 616개 비급여 항목에 대한 진료비용이다. 실시 빈도는 의료계의 지속적 문제 제기로 자율 제출로 결정됐다.
당초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일정은 8월18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의협이 행정 부담 등을 이유로 연기를 요구해 9월29일로 늦춰졌다. 이에 제출 기한 역시 의원급이 6월1일에서 7월13일로, 병원급이 6월7일에서 7월19일로 한 차례 미뤄진 바 있다.
심평원은 비급여 진료비용 공개 일정이 9월29일로 예정돼 있고, 제출된 자료 분석 등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8월17일 이후 추가적인 기한 연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의 자료 제출률이 저조한 이유로는 비급여 항목의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 등을 모두 보고하도록 한 비급여 보고제도와 비급여 공개제도를 혼동하는 영향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평원 관계자는 “비급여 공개제도의 경우 진료비용만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행정적 부담이 적고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없다”며 “지난해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기관들로부터 개선 요구가 있었던 부분들을 시스템에 많이 반영했고, 올해 자료를 제출한 의료기관들도 행정적으로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는 피드백을 줬다”고 자료 제출에 나서줄 것을 독려했다.
그는 이어 “현재 세부 사항이 논의되고 있는 비급여 보고제도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강하고, 공개제도와 보고제도를 혼동하는 분들도 있어 그 영향으로 자료제출이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