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의 독립적인 비영리단체 임상경제연구소(Institute for Clinical and Economic Review, ICER)가 차세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JAK 억제제의 비용 효과성에 대한 근거 보고서를 발표한 뒤 바로 철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CER는 최근 애브비(AbbVie)의 린보크(Rinvoq, 성분명 우파다시티닙)와 화이자(Pfizer)의 젤잔즈(Xeljanz, 성분명 토파시티닙), 릴리(Eli Lilly)의 올루미언트(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가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보다 가격이 더 비싸다면 비용 효과적이지 않다는 내용의 보고서 초안을 발표했으나 5일만에 이를 철회했다.
ICER는 2017년 류마티스 관절염 표적 치료제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후 올루미언트와 린보크가 추가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중등도~중증 성인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 대한 JAK 억제제에 대한 근거를 업데이트하기로 결정했다.
ICER가 분석한 비교 임상 효과 결과를 보면, 표적 면역요법 초치료 환자군에서 린보크와 젤잔즈는 기존 항류마티스약제(cDMARDs) 대비 'A(Superior)' 판단을, 올루미언트는 'I(Insufficient, 데이터 불충분)' 판단을 받았다. 그러나 휴미라와 비교했을 때 린보크는 'B+(Incremental or Better)', 젤잔즈는 'C+(Comparable or Better)', 올루미언트는 I로 등급이 매겨졌다. 표적 면역요법 경험이 있는 환자에서 기존 항류마티스약 대비 등급은 세 약물 모두 B+였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여러 문헌자료를 분석한 결과 JAK 억제제의 단기 및 장기 효능에 대한 비교 가능한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유일하게 휴미라와 직접비교한 임상연구가 있었던 린보크의 경우에도 휴미라보다 약간의 임상적 혜택(marginal clinical benefit)은 있었지만 비용은 더 높았고, 그 결과 증가된 비용대효율성 비율(cost-utility ratio)이 임계값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특히 새로 나온 약들이 휴미라보다 비싼 가격으로 판매된다면, 미국 시장에서 더 저렴한 버전인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들과 경쟁하게 됐을 때 비용 효과적일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ICER는 이 초안에 대해 10월 24일(현지시간)까지 공개 의견 접수를 받은 뒤 11월 19일 CTAF(California Technology Assessment Forum) 공개 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ICER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관한 근거 보고서 초안에 사용된 모델링 접근법을 재평가하기로 했다며 관련 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수정된 보고서가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업데이트된 모델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예비 수정안을 발표하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이라 판단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 논문 취소 사례를 공개하는 전문 매체 '리트랙션 워치(Retraction Watch)'에 따르면 ICER는 며칠 내 새로운 초안을 다시 게시하고, 처음 계획한 대로 11월 19일 개정된 근거 보고서를 심의하기 위한 공개 회의를 개최한 뒤 12월 16일 최종 근거 보고서를 출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