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비대면진료∙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닥터나우의 장지호 이사가 원격의료 플랫폼들이 의사∙약사들을 종속시키는 공룡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과도한 기우라는 입장을 내놨다.

거대 민간 플랫폼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해 배달앱을 중심으로 공공주도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22일 국회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 주최 ‘공공주도의 플랫폼 실현가능한가’라는 주제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패널로 참석한 장 이사는 닥터나우를 비롯한 원격의료 플랫폼들이 향후 의사와 약사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배적 위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해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실제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원격의료 플랫폼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의약계를 중심으로 이 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은 지난달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의협 주도로 표준화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 이사는 이에 대해 지난해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참석했던 때를 언급하며 복잡한 감정을 토로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지금은 수수료가 무료니까 회원수를 많이 유지하고 추후 수수료를 올려 갑질을 하거나, 독과점 하는 것 아니냐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닥터나우가 거대벤처기업이 된다면 의료계와 상생하는 모델로 갈 수 있겠느냐”고 질의한 바 있다.

장 이사는 “정치권이나 정부에선 또 하나의 공룡플랫폼이 생기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를 많이 얘기했다”며 “인정받았다는 성취감도 있었지만 경고아닌 경고를 받고 많은 약속도 하고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비대면진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허용된 것”이라며 “국감장에서도 말한 내용이지만 우리 회사는 다음달에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작은 스타트업”이라고 했다.

현재 수수료와 약 배달비 등을 전혀 받고 있지 않으며, 오미크론 유행 상황에서 국민들을 돕기 위한 사명감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아직 수익모델은 정해지지 않았다. 규제가 심하고 한시허용이다보니 일단 유저 수를 많이 확보하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게 초기 전략”이라며 “최근 오미크론 유행상황에서는 정부가 하지 못하는 재택치료자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정말 공룡 플랫폼이 돼 의사, 약사들의 영업을 좌지우지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장 이사는 미국의 텔라닥, 일본의 라인헬스케어 등의 성장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의료와 IT는 최고다. 그걸 접목시키면 우리 기업들이 원격의료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고 규제에 발이 묶여 있는 상황에 대해 아쉬움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사실 의사와 약사 분들은 우리보다 센 분들이라 수수료는 못 받는다.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런 걱정보다는 같이 머리를 맞대고 원격의료 제도화와 플랫폼 기업을 어떻게 잘 키워낼 지에 대해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장 이사는 공공주도 플랫폼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민간 기업에 대비 느린 의사결정 탓에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장 이사는 “저는 오늘 발언 순서를 기다리면서도 두 개의 의사결정을 했다”며 “공공주도 플랫폼이 이처럼 빠른 의사결정과 사용자들의 요구에 대한 속도감있는 대응이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