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확장기 소세포폐암(ES-SCLC)의 표준 치료인 PD-L1 억제제 티쎈트릭(Tecentriq, 성분명 아테졸리주맙)과 화학요법에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TIGIT 면역관문억제제를 추가해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슈(Roche) 제넨텍(Genentech)은 확장기 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인 SKYSCRAPER-02 연구에서 항TIGIT 후보물질인 티라골루맙(tiragolumab)과 티쎈트릭, 항암화학요법(카보플라틴 및 에토포시드)이 공동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PFS)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30일 밝혔다.
또다른 공동 1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OS) 역시 중간 분석에서 충족시키지 못했고, 계획된 최종 분석에서도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세포폐암은 가장 공격적인 형태의 폐암으로, 빠른 진행과 불량한 생존을 특징으로 한다. 티쎈트릭은 3상 임상인 IMpower133를 통해 확장기 소세포폐암에서의 생존 혜택을 나타낸 첫번째 면역항암제이자 20년 만에 처음으로 승인된 치료 옵션이었다.
티라골루맙 프로그램은 티쎈트릭을 기반으로 하는 여러 임상시험의 진전을 계속 탐색하고 질병의 초기 단계로 확장하며 미충족 의학적 요구가 높은 진행성 및 난치성 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티라골루맙은 암에 대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새로운 면역억제관문인 TIGIT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후보물질이다. TIGIT 경로는 PD-(L)1 경로와 구별되면서 상호 보완적이다. 따라서 티라골루맙과 티쎈트릭을 사용한 이중 차단은 면역 억제를 극복하고 면역 반응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YSCRAPER-02 연구는 확장기 소세포폐암에 대한 티라골루맙의 첫번째 무작위 연구로, 티쎈트릭+화학요법을 대조군으로 티라골루맙+티쎈트릭+화학요법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공동 1차 평가변수는 1차 분석 세트(암이 뇌로 전이되지 않은 모든 무작위 환자)의 전체 생존 및 무진행 생존이었다.
데이터 분석에서 티라골루맙+티쎈트릭+화학요법의 내약성은 우수했고, 티라골루맙을 추가했을 때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 제넨텍은 계획대로 추가 3상 임상을 통해 비소세포폐암과 기타 암 유형에 대해 계속 평가할 예정이다.
로슈 최고의학책임자이자 글로벌 제품 개발 대표인 레비 개러웨이(Levi Garraway) 박사는 "이번 결과는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확장기 소세포폐암에서 티쎈트릭의 진전을 계속 발전시켜나가길 희망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면서 "우리는 CITYSCAPE 연구의 고무적인 결과를 기반으로 향후 나올 PD-L1 발현율이 높은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3상 임상시험에서 추가 데이터를 확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티라골루맙은 2상 임상시험인 CITYSCAPE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PD-L1 발현율이 높은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현재 CITYSCAPE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3상 SKYSCRAPER-01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20년부터 다양한 종양 유형에서의 초기 임상과 함께 비소세포폐암(SKYSCRAPER-01, SKYSCRAPER-03), 확장기 소세포폐암(SKYSCRAPER-02), 식도암(SKYSCRAPER-07, SKYSCRAPER-08) 등 5개 3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