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수면건강 분야에선 가장 많은 구독자 수 68만여명을 보유한 유튜버로 잘 알려진 '브레이너제이의 숙면여행'의 브레이너제이(본명 유재성 대표)가 지난해 에스옴니라는 이름으로 창업했다.

에스옴니는 온라인에서 나아가 오프라인 무대로 구독자들과 만나며 여러 병원들과 임상 검증을 통해 '수면코칭'이라는 개념을 국내에 전파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선 제공하기 힘든 한계를 보완하고 자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해 수면에 친화적이고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 계획이다. 수많은 구독자들이 기존 유튜브 채널에서 느껴오던 불편 사항들을 반영해 실제적으로 수면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유재성 대표는 "수면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회복에 필요한 만큼만 도움을 주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 해주되, 문제가 해결되는 순간부터는 더 이상의 도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라며 "수면은 본래부터 자연의 섭리이자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무언가에 의존하고 강박적으로 집착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올해 7월 메디게이트뉴스가 주관한 국제수면건강산업박람회(슬립테크 2023)에 주요 참가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다음은 유 대표와의 일문일답. 

ㅡ맨 처음 ‘브레이너 제이의 숙면여행’ 채널 탄생 배경은 무엇인가. 

생명과학을 전공했는데 사람들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미디어를 운영해보고자 했다. 특히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2015년 첫 창업 땐 사업적으로 성공하진 못했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해외 유저들을 300만명 이상 모을 정도로 반향을 일으킨 측면이 있다. 당시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면서 큰 감동을 받았고, 마음 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수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2018년부터 사람들의 수면 건강에 집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수면 전문 미디어를 기획했고, 그렇게 탄생한 유튜브 채널이 ‘브레이너 제이의 숙면여행’이다. ‘브레이너(brainer)’란 뇌를 뜻하는 단어 브레인(brain)에 ‘~한 사람’을 의미하는 영어 접미사 ‘-er’을 넣어 만든 합성어다. 여기에 영어 이름 ‘제이(Jay)’를 함께 붙여서 만들었다. 관심 분야인 수면과 마음건강 모두 뇌와 연관성이 높은 주제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5~6년 정도 사람들의 수면을 돕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의 인식과 행동 습관을 개선시키는데 집중해왔다. 공익적인 취지 하에 진정성 있는 미디어를 운영하고자 했던 만큼,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상업적인 광고 활동은 거의 진행하지 않았다.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수면 제품을 후원하는 기브어웨이(기부) 이벤트를 주최하거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검증된 제품이나 서비스에 한해서만 관련 논문을 검토하고 직접 체험해보면서 구독자들에게 소개해왔다. 
 
ㅡ지난해 에스옴니(S-OMNI)라는 법인을 공식 설립했다. 창업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 

‘잠에 대한 통합적인 관점’을 가지고 에스옴니를 공식적으로 창업했다. 에스옴니(S-OMNI)를 하이픈(-) 없이 읽으면 ‘솜니(somni)’가 되는데, 이는 잠과 꿈을 뜻하는 라틴어(의학 용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단어 안에는 전체와 다양성을 상징하는 라틴어 ‘옴니(omni)’도 포함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잠에 대한 나의 통합적인 관점을 담아내기에는 완벽한 단어였다. 에스옴니(S-OMNI)는 “잠 속에 총체적 삶이 담겨있다”는 의미이자, “수면에서 시작해 삶의 전반적인 건강관리로 나아가겠다”는 기업의 비전과 정체성을 담고 있다.
 
에스옴니는 공익적 미디어만으로는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문제들을 심도 있게 해결해 나가는데 많은 제약이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설립했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면과 마음건강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정부 및 산업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동시에 의료기관들과 임상 연구를 수행할 필요성을 느꼈다.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도 오랜 시간 우여곡절과 시련들을 함께 극복해 왔으며, 상황이 어려울 때 먼저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던 은인들이다. 그렇게 기획자, 디자이너, 영상 제작자, 작곡가, 사운드 엔지니어, 앱 개발자 등이 하나둘 모였고 현재는 이상적인 '원팀(one team)'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ㅡ2018년부터 채널을 운영해오면서 다양한 구독자들과 소통해왔다. 사람들의 수면 문제에 대한 수요와 문제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대 사회가 점점 더 각박하고 분주하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조금씩 편안한 생활과 자기자신에 대한 가치, 마음 관리 등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잠을 줄이면서까지 원하는 것을 성취해야 하는 문화가 오래도록 유지돼 왔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수면 장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잠이 인간 본연의 기초 욕구이자 필수 본능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조금씩 알아차리며 수면 관리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수면’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상업적인 측면에 쏠려 있거나 물리적 요인들을 통해 해결하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정작 필요로 하고 일상 속에서 근본적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수면관리 방법에 대해서는 간과된 부분도 적지 않아 보였다. 사람들의 진정한 수면건강에 대한 갈증 요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이해하고자 10여 차례 이상의 설문과 3만명 이상이 참여한 수요 조사를 거쳤다. 1만개 이상의 수면 문제 데이터와 2500개 이상의 자기보고식 설문 데이터(PSQI, ISI), 3만6000개의 정성적 후기 데이터 등을 수집, 분석했다.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대인의 수면 문제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가장 주된 요인, 불규칙한 생활습관이 그 다음 요인이다. 잠을 자는 행위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하지만 쉽게 잠에 들지 못하거나 자다 가도 잠이 쉽게 깨게 만드는 가장 주된 원인은 마음 속에 짊어지고 살아가는 무거운 마음의 짐 때문이었다.

지나치게 편리함을 추구하거나 디지털화된 라이프스타일에 안주한 나머지 생활습관마저 불규칙한 방식으로 형성된 것도 주된 원인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햇볕을 째고 낮 동안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고, 건강한 음식을 통해 영양을 보충하며 해가 질 무렵 편안한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등의 가장 기본적인 생활습관들조차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ㅡ슬립테크 박람회 현장에서 직접 오프라인 현장에서 구독자들을 만나 수면코칭을 진행해봤던 소감은 어떤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처음으로 구독자들과 함께 오프라인에서 만들어진 자리였다. 생각보다 반가워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했다. 직접 만나본 적은 없었지만 매일 밤 유튜브를 들으며 주무신다는 구독자분들은 내적인 친밀감마저 느껴진다고 했다. 덕분에 구독자분들과 같이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누는 좋은 시간이 됐다.
 
매일 구독자 수, 조회수 등의 딱딱한 숫자로만 접해오던 사람들을 직접 보고 소통하며 그들이 가진 문제에 대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진심을 다해 돕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지게 됐다.

구독자 한 명, '1'이라는 숫자 데이터 이면에는 실제 한 사람의 소중한 삶이 담겨 있다. 밤마다 불안 속에 잠 못드는 한 사람일 수도 있고,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악몽을 꾸며 고통받는 한 사람일 수도 있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어떠한 한 사람의 삶일 수도 있다. 이들의 고민들을 직접 듣고, 어떠한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어떠한 노력들을 실천해왔는지, 또 무엇이 이들의 실천을 가로막는 장애였는지 등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직 이들의 더 나은 잠과 마음건강을 되찾아 주기 위해 지난 6년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어떻게 전달할지에 집중했던 것 같다.
 
ㅡ구체적으로 수면코칭은 어떻게 진행됐나. 

사전에 취합한 참가자들의 수면 문제와 고민거리들을 종합해 공통점을 발견한 후, 그들이 가진 인식적 문제를 교정해주며 더 나은 행동 방향으로 가이드해주는 방식이었다. 코칭에서는 일반적으로 ‘정답’을 제시하는 것보다 어떠한 ‘질문’을 던질 것인가에 더 집중한다. 정답은 이미 세상에 너무나 많고, 전문가마다 다른 정답을 제시하기도 하며 과학적 발견에 따라 새롭게 변화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정답은 문제를 지닌 자기자신, 즉 당사자 본인에게서 끌어내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관점을 전제로 한다. 이를 테면, ‘잠이 오지 않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와 같이 일련의 사고 흐름을 통해 인식구조화(cognitive constructing)의 과정을 유도한다.

수면 코칭은 ‘잠이 오지 않는다’는 문제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문제를 대하는 스스로의 인식과 해석 방식에 집중하여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아주고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ㅡ수면코칭이 실제적으로 수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나. 
 
행사 당일 코칭에 참여한 약 70여명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실천해볼 수 있는 3가지의 행동플랜(action plan)을 제시하고, 그 다음 2주 동안 익명의 카카오톡 그룹방을 통해 실천 여부를 개별적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참여자의 90%가 수면 코칭에 다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전체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약 7.8점, 불면증 심각성 척도(ISI) 점수는 전체 참가자 평균 33%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문제 해결을 위해 사람들의 인식 개정과 생활 속 행동 관리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코칭은 가설 및 개념검증(PoC) 형태로 진행된 것이며, 오는 11월 대한수면학회 학술대회에서 포스터 세션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ㅡ그동안 쉼없이 채널을 키우며 구독자들과 호흡하며 달려왔다.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콘텐츠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연구개발(R&D)에 집중할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수면센터,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 강동경희대병원 수면센터, 분당차병원, 클리오닉이비인후과의원 등과 함께 협력하여 7건의 임상 연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임상적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단순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제공하기 힘든 한계를 보완해 자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장 수면에 친화적인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수많은 구독자들이 기존 유튜브 채널에서 느껴오던 불편 사항들을 반영해 임상 근거를 보완해 수면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선보이겠다.
 
ㅡ앞으로 에스옴니는 어떤 기업으로 각인되고 싶은가. 

사회가 발전할수록 라이프스타일의 균형이 깨져가는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역설이다. 장시간 각성을 유지하며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카페인을 다량 섭취하거나 스트레스를 풀겠다고 더욱 자극적인 음식들을 찾게 되는 행동은 자연스러움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인류의 생명을 지탱해온 가장 오래된 자연의 섭리 중 하나가 ‘잠’이기 때문이다.

다소 상투적일지 모르겠지만, 에스옴니는 사람들에게 '목발'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 누군가 다리가 다쳐 부러졌을 때 목발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불편함을 감수한 채 생활해 나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부러진 다리가 다 아물고 완치되는 시점에는 목발을 더 이상 사용해야 할 필요가 없다. 수면 문제를 돕고자 하는 솔루션 기업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수면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회복에 필요한 만큼만 도움을 주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 해주되, 문제가 해결되는 순간부터는 더 이상의 도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싶다. 특히 수면은 본래부터 자연의 섭리이자 인간의 본능으로 자리해 왔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의존하고 강박적으로 집착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모든 사람들의 가장 '자연스러운 잠'을 회복할 수 있도록 목발의 역할을 해주고자 하는 것이 에스옴니가 가진 기업적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