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 예약으로 인해 일선 의료기관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스터샷 접종 2주 전까지 예약이 불가능하다 보니 인터넷 사전예약 등이 어려운 고령의 대기자들이 부스터샷 예약을 위해 동네 의원에 문의하거나 직접 방문하면서 행정적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부스터샷은 기본 접종을 완료한 일로부터 6개월 이후에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 간격이 6개월을 기준으로 하고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국가도 부스터샷 간격을 6개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준에 의해 우리나라 부스터샷 사전예약은 2차 접종 후 6개월 이후 접종 가능 2주 전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누리집(인터넷)에서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2차 접종 후 곧바로 예약이 불가하다 보니 접종을 위해 의료기관을 두 번 이상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예약이 어려운 고령층 경우 직접 접종 예약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접종을 했던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해 예약을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차 접종 후 곧바로 예약이 가능하지 않다 보니 접종자 예약을 위한 의료기관의 행정적 업무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 A원장은 "2차 접종이 끝나고 바로 부스터샷 예약이 가능하면 의료기관에서 즉시 차후 예약을 실시해 따로 인터넷 등 예약이 어려운 고령층을 위해 예약 관련 업무를 2~3번 진행할 필요가 없다"며 "현재 이런 접종자들은 대부분 추가적인 예약을 위해 접종 2주 전 의료기관을 다시 방문하고 있다. 이것만 해도 일선 의료기관의 일은 2배로 늘어난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이 같은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사전 예약 기간을 늘리게 되면 또 다른 불편이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예약 변동이 많고 백신 물량에 따라 일정 변경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2차 접종 후 곧바로 예약을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의협 박수현 대변인은 "양면성이 있는 문제다. 애초에 6개월 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면 편하다는 의료기관도 있는 반면, 변화로 인해 불편함을 호소하는 의료기관도 발생할 수 있다"며 "백신 물량에 따라 일정과 지침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예약 일정을 너무 길게 잡긴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특히 백신을 예약하고 나타나지 않는 일명 노쇼(No Show)나 예약을 변경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예약 일정이 늘어나면 의료기관들의 업무 로딩이 더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부 불편한 사례를 가지고 당장 정책을 바꾸기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의협은 향후 백신 접종과 관련한 일선 의료기관들의 민원 접수와 보건당국과의 소통을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특히 의협은 최근 접종대상자 축소에 따라 상급종합병원과 예방접종센터의 접종을 대폭 줄이고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접종을 진행하는 방안도 당국에 요청한 상태다.
의협 관계자는 "이번 백신 부스터샷 추가접종 예약 문제를 포함해 위탁의료기관에 대한 무분별한 행정조치나 접종대상자 축소에 따른 운영방안, 소통체계 강화 등에 대해 꾸준히 보건당국과 소통하고 있다"며 "부스터샷 예약 문제도 당장 해결은 어렵지만 꾸준히 민원이 들어오고 전체 시스템 상 도움이 된다면 해결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