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특정 종양 유형이 아닌 암 유발 돌연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를 승인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록소 온콜로지(Loxo Oncology)와 바이엘(Bayer)의 비트락비(Vitrakvi, 성분명 라로트렉티닙)를 신경 영양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neurotrophic tyrosine receptor kinase, NTRK) 유전자 융햡을 가진 성인 및 소아 고형암 환자에 대한 경구용 TRK 억제제로 승인했다.
FDA가 종양 발생 위치가 아닌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암 치료를 승인한 것은, 지난해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MSI-H나 dMMR 바이오마커를 가진 고형암 적응증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데 이어 두 번째다. [관련기사=바이오마커만으로 항암제 쓴다]
FDA 국장인 스콧 고틀립(Scott Gottlieb) 박사는 "이번 승인은 인체 발생 부위가 아닌 종양 유전학에 근거해 암을 치료하는 중요한 전환점의 또다른 단계가 될 것이다"면서 "부위무결정(site-agnostic) 암 치료법은 유방암이나 결장암과 같은 특정 신체 기관에서 발생하는 암에 특정된 것이 아니며, 의약품 개발과 효과적인 표적 약물 전달을 위한 바이오마커 사용의 발전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10년 전만 해도 암 변이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기 때문에 종양은 다르지만 일반적인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를 등록한 이러한 의약품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면서 "우리는 암과 같은 질병의 생물학적 이해도가 확대됨에따라 질병 유형 전반에 걸쳐 더 현대적인 임상시험 설계 프레임워크를 지속해서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에 따르면 TRK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NTRK 유전자는, 다른 유전자에 비정상적으로 융합돼 종양 성장을 뒷받침하는 성장 신호를 유발할 수 있다. NTRK 융합은 드물지만 많은 암종에서 발생한다.
비트락비의 효능은 저항성 돌연변이 없이 NTRK 유전자 융합이 확인되고, 전이성 또는 외과적 절제술로는 중증 이환율을 보일 수 있는 고형암 소아 및 성인 환자 55명을 대상으로 한 3건의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됐다. 대상자들은 만족할만한 치료 대안이 없거나 치료 후에도 암이 진행된 환자들이었다.
비트락비의 전체 반응률(OR)은 여러 고형암종에 걸쳐 75%를 보였다. 이 반응률은 지속적이었는데, 반응을 보인 환자의 73%는 최소 6개월 이상, 39%는 결과가 분석된 시점에서 1개월 이상 지속됐다. 비트락비에 반응하는 NTRK 융합을 가진 종양 유형으로는 연조직육종, 침샘암, 영아 섬유육종, 갑상샘암, 폐암 등이 포함됐다.
비트락비는 신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통해 승인됐으며, 제약회사는 비트락비의 임상적 혜택을 확인하기 이한 추가 임상시험을 수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보고된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피로감, 메스꺼움, 기침, 변비, 설사, 현기증, 구토, 간에서의 AST 및 ALT 효소 혈중 농드 증가 등이 있었다. 이에 의료진은 치료 첫 1개월 동안 매 2주마다, 그리고 매달 환자의 ALT 및 AST 간 검사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