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제거하기 위해 CRISPR 유전자 편집기술을 사용하는 치료법이 처음으로 임상 단계에 돌입한다.
익시전 바이오테라퓨틱스(Excision BioTherapeutics)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HIV 1형에 감염된 환자를 위한 치료제 EBT-101의 1/2상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을 받았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EBT-101은 HIV proviral DNA를 표적하는 인비보(in vivo) CRISPR 기반 약물로, 박테리아에 대한 CRISPR의 바이러스 방어 능력을 활용한 독특한 유전자 치료제다. 1회 치료로 HIV 감염을 기능적으로 치유하며, 전달체로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AAV)를 사용한다.
HIV 감염 환자에서 사용되는 표준 치료법인 항바이러스치료는 HIV가 복제되는 것은 막을 수 있지만 인체에서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 그러나 CRISPR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면 HIV가 에이즈(AIDS)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환자가 바이러스 억제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BT-101은 전임상 연구 결과 인간 1차 세포와 여러 동물 모델 및 인간이 아닌 영장류를 포함한 여러 세포주에서 HIV proviral DNA를 절제할 수 있었다.
연구 프로그램은 CRISPR-Cas9와 2개의 가이드 RNA를 사용해 HIV 유전체 내 3개 부위를 표적화한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 탈출을 최소화하면서 HIV 유전체의 많은 부분을 절제할 수 있다. CRISPR는 일반적으로 유전자 치료에 사용되는 비병원성 바이러스인 AAV9에 실어 전달될 예정이다.
익시전 리사 댄지그(Lisa Danzig) 최고의학책임자(CMO)는 "EBT-101은 여러 동물 모델에서 proviral DNA 제거를 입증했으며, HIV에 감염된 개인이 잠재적으로 평생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이전에는 치료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바이러스성 질병 표적에 대한 이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접근 방식으로 안전하고 유익한 임상시험을 실시하기 위해 주요 연구진, 과학 자문, 규제당국자들과 잘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임상시험은 최종 세부 사항이 나오는 2022년 초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건강한 HIV 환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더 높은 용량의 EBT-101을 투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