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 불신임(탄핵) 찬반 설문이 27일 종료된 가운데, 설문조사 결과를 두고 의료계 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조병욱·조현근 대의원회 대의원이 추진한 회원 대상 임현택 회장 불신임 설문조사가 마무리됐다. 설문조사의 정확한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며 다음주쯤 발표될 예정이다.
대의원이 아닌 일반회원들의 불신임안 발의 요건은 선거권 보유 회원의 4분의 1(1만4500명)이 찬성해야 한다. 설문조사 참여자를 집계한 결과, 일반회원 불신임안 발의 요건에는 못미치지만 설문조사 중간 발표 수치였던 77% 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80%를 상회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러나 해당 설문을 두고 의료계 의견은 엇갈린다. 우선 불신임안 발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장 탄핵 정국은 지나간 것으로 봐야한다는 여론이 있다.
의협 한 대의원은 "최근 임현택 회장이 여야당 대표를 만나는 등 의정갈등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이전보다 탄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사그러들고 있다"며 "설문에 참여한 회원 수 자체가 불신임 발의 조건에 못 미치면서 한 차례 불거졌던 탄핵 정국은 사실상 마무리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역 민심을 살펴봐도 당장 회장 탄핵을 준비 하는 실질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의료대란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등 전반적인 분위기가 민감한 상황에서 먼저 총대를 메고 회장 탄핵에 나서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번 설문이 처음부터 불신임안 발의를 위해 이뤄지지는 않았던 만큼, 설문조사 자체가 탄핵 여론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불신임 발의는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로도 가능하다.
다른 대의원은 "의협 회장 선거도 50%를 가까스로 넘기는 마당에 한 개인이 나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1만5000여명에 가까운 인원이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처음부터 설문을 통해 불신임안 발의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회장에 대한 불신 여론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을 주도한 조병욱 대의원은 "설문 결과를 보고 일반 회원들의 여론을 대의원들이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불신임을 위해선) 회장을 회원들이 얼마나 반대하는지 객관적인 증빙 자료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전공의, 의대생들이 거부한 임현택 회장은 사실상 의정갈등 국면에서 식물 회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회장 불신임 찬성 비율이 중간 발표인 77% 찬성 보다 높아졌고 심지어 80%를 웃도는 것으로 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면 아마 대의원들도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