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가천의대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가 20일 진행된 MBC 100분토론에서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를 상대로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으로 반박해 의료계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의료계 일각에선 '갓재훈'이라는 별칭도 생겼다.
21일 의료계 내부 여론을 보면, 정재훈 교수의 토론 내용이 일목요연하고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정부와 김윤 교수 측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는 평가가 많다.
혹시 정 교수가 토론회에서 못 다했던 말은 없을까. 그는 이날 메디게이트뉴스와의 통화에서 아무리 양보해도 (김윤 교수의) '우리나라가 의료 선진국이 아니다'라는 말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한 의대정원을 늘려 의사들의 연봉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목요연하게 반박했다.
정재훈 교수는 "김윤 교수가 토론에서 우리나라 의료지표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좋지 않은 지표를 보면 건강 인식에 대한 부분"이라며 "주관적인 건강 상태를 불만족한다거나 항생제 처방률이 높고 미충족 의료가 높다는 등 형태다. 이건 우리나라 설문의 굉장히 독특한 특성"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는 자신이 건강하지 않은 것처럼 느끼고 이런 주관적인 것들이 안 좋은 지표로 도출된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고 예방 가능한 사망률이나 평균 수명 등 측정이 가능한 객관적 지표는 대부분 최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의사 연봉과 관련해서도 그는 "의대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의사 연봉이 어떤 기준으로 줄어든다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의사 연봉을 줄여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다른 기업과 격차를 줄이자는 게 이상적으로 말하면 할 수도 있는 주장이다"며 "그러나 이는 현실적인 문제가 빠져 있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정 교수는 "의료시장은 계속 성장히는데 의사 인건비를 줄이게 되면 남는 수익은 현실적으로 병원이 가져가는 구조가 된다"며 "단적인 사례가 핸드폰 단통법이다. 단통법으로 여유가 생기면 요금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론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런 극단적인 발언들인 협상을 더 어렵게 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전공의가 빠진 의료공백을 공중보건의사와 군의관, 진료보조인력(PA) 등으로 채우겠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서도 그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정 교수는 "정부는 어떤 대책이라도 세워야 하니 대책을 세우기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대책이 현실 가능성이 없다는 것은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