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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M&A 규모 830억달러로 작년 전체와 비슷…10억달러 이상 딜 12건

    릴리, 3곳 인수하며 포트폴리오 강화…화이자·MSD·노바티스·GSK 등 빅파마들 거래 활발

    기사입력시간 2023-07-07 06:38
    최종업데이트 2023-07-07 06:38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지난해 암젠(Amgen)이 호라이즌 테라퓨틱스(Horizon Therapeutics)를 278억 달러에 인수하고 화이자(Pfizer)가 바이오헤이븐(Biohaven)을 116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주목할만한 거래는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M&A 시장이 얼어붙었던 한 해였다.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300억 달러 이상 대규모 거래를 포함해 여러 대형 제약사들이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해 바이오기업 인수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에 따르면 상반기 M&A 거래 규모는 약 830억 달러로, 2022년 한 해 전체 거래 규모인 960억 달러, 2021년 910억 달러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달했다. 10억 달러 이상 가치가 있는 거래는 12건 있었고, 그 중 8건이 2분기에 발생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2023년 상반기 주목할 만한 10억 달러 이상 거래와 그에 따른 주요 빅파마의 동향을 살펴봤다.
     

    화이자, ADC 제약사 인수로 항암제 시장 입지 강화

    상반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 거래는 화이자의 시젠(Seagen) 인수다. 인수 금액은 430억 달러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시젠은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의 선두주자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고 시판 중인 ADC 12개 중 애드세트리스(ADCETRIS)와 파드세브(PADCEV), 티브닥(TIVDAK), 투키사(TUKYSA) 4개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화이자 온콜로지는 전이성 유방암과 전립선암 치료제를 포함해 승인된 의약품 24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 121억 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시젠과의 합병으로 화이자의 초기 단계 종양학 임상 파이프라인은 두 배로 늘어나 항암제 시장에서 화이자의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MSD, 프로메테우스 인수하며 면역학 분야서 입지 가속화

    MSD(Merck & Co.)가 면역학 분야 전문 기업 프로메테우스 바이오사이언스(Prometheus Biosciences, Inc.)를 108억 달러에 인수하며 뒤를 이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염증성 장 질환과 면역 매개 질환에 대한 임상 및 전임상 후보 물질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올해 말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후기 임상에 들어갈 예정인 단클론항체 PRA023(MK-7240)다.

    이 약물은 장 면역 매개 질환의 염증과 섬유화에 관련된 핵심 면역 인자인 종양괴사인자(TNF)-유사 리간드 1A(TL1A) 작용을 표적해 억제한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2상 ARTEMIS-UC 연구와 크론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2A상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냈다.

    아스텔라스, 아이베릭 인수 등 상반기 중점 분야에 적극 투자

    아스텔라스제약(Astellas Pharma Inc.)은 아이베릭 바이오(Iveric Bio)를 59억 달러에 인수하며 실명 및 재생 분야 파이프라인을 강화했다. 아스텔라스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 금액이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아바신캅타드 페골(Avacincaptad Pegol, ACP)은 연령 관련 황반변성(AMD)에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지리모양위축(Geographic Atrophy, GA) 치료제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 신청을 검토받고 있으며, 승인 여부는 8월 결정된다.

    아스텔라스는 5가지 주요 중점 분야를 선정하고 이 분야에 투자 자원을 우선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아이베릭 인수 외에도 올해 상반기 소니(Sony Corporation)와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개발 계약을 맺었고, 케이트 테라퓨틱스(Kate Therapeutics)와 X-연관 근세관성근증(XLMTM) 유전자 치료제 독점 라이선스 계약, 중국계 바이오 기업인 컬젠(Cullgen Inc.)과 단백질 분해제 개발을 위한 전략적 협력을 체결했다.

    노바티스, 치누크 인수하며 신장 치료제 포트폴리오 확장

    노바티스(Novartis)는 신장 치료제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35억 달러에 치누크 테라퓨틱스(Chinook Therapeutics)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희귀 중증 만성 콩팥병인 면역글로불린 A 신병증(IgAN) 치료제 후기 단계 자산을 추가했다.

    치누크가 개발 중인 IgAN 치료제는 경구용 엔도텔린 A 수용체 길항제(ERA)인 아트라센탄(Atrasentan)과 피하 투여용 항APRIL 단클론항체인 지가키바트(Zigakibart, BION-1301)다. 노바티스는 자체 프로젝트로 이미 B인자 억제제 입타코판(iptacopan)을 3상 개발 중이다.

    아트라센탄은 IgAN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희귀 신장 질환에 대해서도 초기 단계 개발 중이다. 지가키바트는 3분기 3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사노피, 프로벤션 인수로 당뇨병 분야 업계 리더 유지

    새로운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하지 않기로 했던 사노피(Sanofi)가 당뇨병 분야 선도 기업인 프로벤션 바이오(Provention Bio)를 2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발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프로벤션은 제1형 당뇨병 치료제인 티지엘드(Tzield, 성분명 테플리주맙)을 보유하고 있다. 티지엘드는 지난해 11월 미국 FDA로부터 성인 및 8세 이상 소아 2형 당뇨병 환자의 3기 제1형 당뇨병을 지연시키는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사노피는 코프로모션 계약으로 이미 미국에서 티지엘드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에서 인슐린 가격 하락 압박으로 사노피의 당뇨사업 매출 하락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인수는 사노피가 여전히 당뇨병 분야의 업계 리더로 남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릴리, 3개 기업 인수하며 자가면역질환·당뇨병·암 분야 강화

    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24억 달러에 다이스 테라퓨틱스(DICE Therapeutics, Inc.)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JAK 억제제인 올루미언트(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와 인터루킨-17A(IL-17A) 표적 주사제 탈츠(Taltz, 성분명 익세키주맙), 미리키주맙(mirikizumab)에 이어 자가면역질환 포트폴리오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다이스는 건선 및 기타 자가면역 및 염증성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터루킨-17(IL-17)을 표적하는 경구용 후보물질 DC-806과 DC-853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임상 단계에서 염증성 장 질환 치료를 위한 인테그린 α4ß7 표적 경구용 후보물질과 다양한 암에 대한 경구용 PD-L1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릴리는 상반기 1형 당뇨병 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시길론 테라퓨틱스(Sigilon Therapeutics, Inc.)를 3억 달러에 인수한데 이어, 독일 ADC 개발 스타트업 이머전스 테라퓨틱스(Emergence Therapeutics)도 인수하며 당뇨병과 암 분야의 포트폴리오도 강화했다.

    GSK, 벨루스 인수로 치료약 없는 만성 난치성 기침 후보물질 확보

    GSK는 만성 난치성 기침 치료제 캄리픽산트(camlipixant)를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 바이오텍 벨루스 헬스(Bellus Health)와 20억 달러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캄리픽산트는 P2X3 수용체에 대한 선택적 길항제다. 이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만성 난치성 기침의 특징인 과도한 기침을 유발하는데, P2X3 경로를 방해하면 기침반사와 빈도를 정상화할 수 있다. 벨루스는 지난해 말 두 가지 임상연구로 구성된 3상 CALM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내년 하반기 탑라인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승인된 만성 난치성 기침 치료제는 없다. 지난해 바이엘(Bayer)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엘리아픽산트(eliapixant) 승인 거부를 받은 뒤 개발을 중단했다. MSD도 개발 중인 게파픽산트(Gefapixant)에 대해 지난해 FDA로부터 유효성 측정과 관련된 추가 정보 요청과 함께 CRL(complete response letter)을 받은 상태다. GSK는 승인 시 2026년 캄리픽산트를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Z, 신코 통해 심장 및 신장 파이프라인 인수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내성 및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과 만성 콩팥병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바이오 제약사 신코 파마(CinCor Pharma, Inc.)를 18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 인수로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제(ASI) 후보물질인 박스로스타트(baxdrostat, 개발명 CIN-107)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박스로스타트는 치료 저항성 고혈압 환자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으며, 원발성 알도스테론증과 만성 콩팥병에 대한 잠재적 치료제로도 테스트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포시가(Farxiga, 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과의 병용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 보고 있다. 포시가는 당뇨병 치료제이자 심부전 및 만성 신장 질환 적응증도 승인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