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키워드 순위

    메디게이트 뉴스

    늘어나는 영상의학과 원격판독, 자칫하면 법 위반으로 처벌

    [KCR 2021] 환자 동의∙상근 전문의 가산료, 5년 보관 문제 주의...의료기관 아닌 집에서 판독하면 명백한 불법

    기사입력시간 2021-09-05 11:16
    최종업데이트 2021-09-06 10:0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영상의학과 업무량 증가로 원격판독이 늘고있는 가운데 합법적인 원격판독을 위해 주의해야할 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열린 KCR 2021(대한영상의학과 학술대회) 정책 세션에서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어홍 교수는 원격판독 의뢰기관, 원격판독 의료기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원격판독시 유념해야 할 법적 문제들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 교수는 먼저 원격판독의 법적 근거와 관련해 최근 정부의 유권해석 변화를 소개했다. 의료법 제 34조에 근거한 원격의료로만 여겨지던 원격판독을 수탁으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원격판독, 원격의료뿐 아니라 수탁 성격도 있어...부득이한 경우인지 여부 중요

    어홍 교수는 “원격판독이 수탁이 되면 법적으로 보다 명확해지는 측면도 있지만 문제가 되는 부분도 생긴다”고 짚었다.

    어 교수가 국민신문고에 의뢰해 받은 유권해석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최적의 진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해 전문성이 뛰어난 의료인을 초빙하는 등 다른 요양기관의 양질의 시설∙인력 및 장비 공동활용이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수탁검사로서 원격판독이 가능하다.

    다만, 해당 유권해석에서는 종합전문요양기관에서 실시한 영상진단에 대해 판독만을 개원의에게 위탁하는 것은 ‘시설∙인력 및 장비 공동활용’의 근본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봤다. 진료상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당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나 진료담당의사가 직접 판독 후 판독소견서를 작성∙비치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어 교수는 “수탁이라고 해석되면 심평원이나 복지부에서 이 원격판독이 정말 부득이했는지를 물어보는 일이 생길 소지가 있다”며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남기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격판독 의뢰기관 입장에서 신경써야할 부분은 ‘환자 동의’와 ‘상근전문의 가산료 제외 후 수납’, ‘원격판독 소견서 5년 보관’이다. 

    특히 원격판독에 대한 환자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거나 원격판독 의료기관 등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경우 의료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어 교수는 “환자가 원격판독인지 몰랐다고 하는 순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외부에서 판독이 이뤄진다는 사실에 대해 명확하게 동의를 받고, 판독문에도 판독자와 의료기관명을 정확히 기록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경우, 환자 동의없이 정보를 제공한 자 뿐 아니라 정보를 받은 자도 처벌받는다”며 “게다가 친고죄 반의사 불벌죄도 아니라서 수사기관이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인지하는 순간 수사에 착수할 수 있어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격판독 소견서 5년간 보관...재택 판독 불법, 계약서에 판독실 제공 명시 필요

    원격판독 수행 의료기관은 환자 동의 여부 확인과 함께 판독 소견서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 최근 법원 판결에 따르면 원격판독의 판독 소견서는 의료법 제 22조 제 3항에서 정한 진료기록부 등에 포함돼 5년간 보고나해야 한다.

    어 교수는 “의뢰기관에서 보관되니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꾸로 의뢰기관에서 임의로 수정해 문제가 될 경우 등을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며 “사진 보관까지는 어렵더라도 소견서만이라도 보관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어 교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업무위탁 계약을 통해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집에서 판독할 경우 명백한 불법임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택 판독은 의료인은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않고는 의료업을 할 수 없다는 의료법 제 33조의 위반으로 500만원 이하의 벌금과 자격정지 처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어 교수는 “내가 집에서 하는 걸 어떻게 알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IP가 다 남게된다. 또 대부분 내부 고발로 적발되는 만큼 들킬 리 없다고 여기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업무위탁 계약을 하더라도 계약서 상에 판독실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반드시 기재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