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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보건의료발전연구회 정재훈 회장 “의료전문가-국회 소통해 선제적으로 정책 제안해야”

    올해 초 여야 보좌관, 의료 전문가들 다수 참여하는 연구회 발족..."정쟁 아닌 국민을 위한 정책"

    기사입력시간 2021-10-13 06:59
    최종업데이트 2021-10-13 06:59

    국회 보건의료발전연구회 정재훈 공동회장(아주편한병원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계와 각을 세우는 각종 보건의료 정책이 줄이어 등장하는 상황에서 국회와 의료계 전문가들이 함께 의료 현안을 협의하면서 이끌어갈 수 있는 상생모델은 없을까. 

    올해 초 발족된 후 국회 여야 의원실과 의료계, 시민단체, 공공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국회 보건의료발전연구회가 이 같은 질의에 해답을 제시고 나섰다. 보건의료 분야에 특화된 국회 내부직원연구회 출범은 이번이 처음으로 연구회는 올해 초 국회 의정연수원으로 공식 인가도 받아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국회 보건의료발전연구회 정재훈 공동회장(아주편한병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보건의료 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선제적으로 의료 정책을 국회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대응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정치적인 견해를 제외하고 정쟁의 대상으로서의 보건의료정책이 아닌 소통을 통해 건설적인 논의를 이끌어갈 수 있는 입법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는 게 정 회장이 언급한 연구회 설립의 취지다. 

    정재훈 회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볼 수 있듯 이제 보건의료 정책은 특정 분야 뿐만 아니라 외교, 국방, 경제 등 사회 전반적인 영역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정책 추진의 과정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며 "정책은 필연적으로 국회 입법 과정과 밀착돼 있고 관련해서 국회 내부 전문가들과 의료계가 소통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국회에서도 간담회나 토론회 등 공론의 장이 많긴 하지만 보여주기 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며 "우리 국회연구회는 토론회나 세미나, 단순한 스터디 모임이든 항상 실제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모토다. 이를 위해 각 의료 전문가들이 의원실과도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쟁을 피하고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연구회 내부 회원들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분포돼 있다. 구체적으로 국민의힘 소속 의원실 보좌관 5명,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실 보좌관 3명, 무소속 의원 보좌관 2명이 참여하고 있고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강기윤, 이종성, 강병원, 전봉민 의원실도 연구회에 참여하고 있다. 법률적 자문을 위해 여야 자문변호사도 한 명씩 참여 중이다. 

    이외에 의료 전문가들도 대학병원 교수, 중소병원, 개원가 원장 등 다양하게 참여하고 있으며 비뇨의학과, 감염내과,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위원들의 전문과목도 다양하다. 현재까지 연구회는 초고령사회에서의 골다공증 극복 방안이나 코로나19와 관련된 논의 등 다양한 의료 현안의 문제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전체 보좌진 13명, 민간위원 39명으로 회원명단이 구성돼있다. 

    정 회장은 "여야가 함께하는 모임으로 국회 직원들과 의료인들만 참여하게 되면 이익단체로 비쳐질 수 있어서 시민단체나 언론인, 기업가 등도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의료 전문가들은 최소 임상 경험이 10년 이상인 분들로 현장에서 의료 정책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줄 수 있는 분들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논의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정책 협의 방향이 국민들에게 유익을 주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점"이라며 "정치적 논쟁으로 번지는 이슈보단 꼭 필요하지만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는 내부적인 의료 이슈를 입법적으로 풀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11월에도 논의를 거쳐 국회 토론회 등도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재훈 회장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과 연관됐던 무면허 대리수술 문제에 대해서도 의료계가 더 적극적으로 자율정화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최근 가장 눈 여겨 보고 있는 보건의료 이슈로 ‘알콜 중독환자 관리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수가 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하다 보니 알콜 중독 전문 병동을 운영하는 병원이 점점 줄고 있다. 병원 입장에서 알콜 중독 환자를 보고 장기적으로 치료하는데 인력 등 자원이 더 많이 드는데 수가는 조현병 환자 치료 시스템과 똑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금주 동기강화 훈련이나 공인된 치료 프로그램 등은 꼭 수가 인정을 받아야 한다. 현재 경기도 전체에 약 7개 정도 밖에 없는 중독관리통합센터도 최소 지자체 별로 하나씩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알콜중독 전문병원을 포함해 각 분야 전문병원들은 이미 연구를 통해 환자 만족도가 대형병원가 비슷하고 의료비는 더 적게 든다는 점이 밝혀졌다"며 "향후 의료비 절감을 위해 지역의 전문병원을 더 육성하고 환자들의 의료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총무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과 직접적으로 연관됐던 무면허 대리수술 문제에 대해서도 의료계가 더 적극적으로 자율정화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정 회장은 “문제가 된 대리수술 병원에 대해 협의회 차원에서 곧 바로 정기총회를 열었고 윤리위원회로부터 제명 권고 결정이 나왔다”며 “법적으로 결론이 나오기 전이라도 회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만으로도 강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향후 이 같은 자율정화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대한의사협회와 병원협회 등 의료계 단체들에게도 언제든 정책적인 면에서 소통하고 상생하자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러기 위해선 의료계가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의협과 병협 등 특정 단체를 대변하거나 이들을 위해 회무를 진행할 순 없다. 그러나 이들 단체를 통해 좋은 보건의료 분야 정책도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 소통하고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