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대폭적인 의대 증원 계획을 발표하며 의료계를 쑥대밭이 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작금의 의료현안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을 외면한 정부의 포퓰리즘적 의대정원 확대는 의료 붕괴를 재촉할 뿐이며, 대한민국의 발전 주축인 기술 분야의 공동화라는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개협은 먼저 우리나라 의료현장 활동 의사 숫자가 OECD 평균 3.7명에 비해 인구 1000명 당 2.6명으로 부족하므로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의사 교육, 의료 체계, 수가 구조 등 의료시스템 자체가 완전히 다른 우리나라 의료와 OECD 국가의 의료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무상으로 의사 교육을 지원하고 국가가 완전히 통제하는 유럽 의료시스템에서의 공무원인 의사와 우리나라 의사의 근무 시간, 휴가 일수, 업무 강도 자체를 수치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요 눈속임이다"라며 "외국에서는 수술 대기 시간이 수개월이 넘어 해를 넘기는 일이 일상이지만, 거의 모든 과의 전문의가 실시간으로 진료 가능한 유일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는 것은 굳이 감출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기대 출산율 0.7명 이하로 국가 소멸의 위기를 마주한 시기에 온 나라의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파격적인 의사 증원 정책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진정한 해결책인가? 세계 최고의 고령화 사회이며 1.3 이상의 출산율을 유지하고 우리나라와 의료시스템이 비슷한 일본은 의사 숫자가 우리와 같은 인구 1000명 당 2.6명이다"라고 꼬집었다.
대개협은 "우리나라 국민 중 성형, 피부, 미용 의사가 없어서 생명과 건강에 위협을 받거나 감기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해 골관절 통증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해서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가? 오히려 쏟아지는 의료 광고와 의료 쇼핑의 선택 장애를 유발할 만큼 의료의 일부에서는 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을 만큼 대한민국 의사는 넘쳐난다. 응급이나 수술을 할 의사가 없는 것은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개협은 근본대책은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의사의 경제적 보상 강화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의사 숫자는 OECD와 비교하며 증원의 논리로 내세우면서 OECD 국가의 의료수가의 1/5-1/10인 우리나라 수가의 정상화는 외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경제적 손해를 감내하고서라도 자신이 보람을 느끼고 사명감으로 진료를 고수하던 의사는 이제는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며 "이것은 선의의 의료행위에 의한 의료사고에 대해서 구속이나 억대의 배상 판결이 이어지며 자신의 전공한 전문 진료를 포기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대개협은 의사 증원보다 의사들이 자신의 전공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협의회는 "최근 수년 사이의 전공의 지원율을 보면 극명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의료계는 내년 전공의 지원 양극화 현상이 그나마 숨통을 유지하는 바이탈과의 현장 의사의 이탈을 촉발시키고, 내년 총선 이전에 대한민국 필수 의료의 확실한 사망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공포에 쌓여 있다. 근본적인 해결이 없이 의사 증원을 매년 1만 명을 한다고 해도 의료시스템 붕괴는 계속 진행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의대생 증원이 되었을 때 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을 것인지 숙고해야 한다. 필요한 교육 인력이나 인프라가 없다면 제2의 서남의대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계에서 우려와 반대를 했던 의약분업, 의학전문대학원 제도는 정책 실패로 판명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평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한 입안자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대개협은 "이런 정책의 피해는 모두 국민의 몫이다. 만약 의사 증원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훗날 정책 실패 시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적 조치를 하고 진행하기를 바란다"며 "의료의 진정한 해결책인 수가 정상화와 고의로 위해를 가하지 않은 의료행위의 결과에 대한 법적인 보호조치를 없는 무리한 의대 증원 늘리기는 대한민국 의료의 파멸 분 아니라 정치적 파멸을 가져올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